물론 우리 모두에게는 약간의 로맨스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다른 여러 방법이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종종 끝내 얻지 못하는 다른 것들은 어떠한가? 분명히 우리가 일상적으로 놓쳐 버릴 수밖에 없는 목표와 야망이 있다. 사랑이 없다면 삶이 무의미해진다고 믿으며 사랑을 특별한 상품으로 여기는 것은 우리가 사랑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도록 하며, 사랑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다른 어떤 (실현된 또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열망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지 못하게 한다. 반면에 관계를 올바른 가치관을 통해 바라본다면, 즉 관계를 자아 형성 과정의 한 요소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사랑이 없더라도 우리가 가진 삶에 더욱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깊은 자아 경험을 이루어 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관계를 완전히 피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지지한다. 그러나 또한 고독이 두려워서 우리가 자처한 안전하지만 무감각한 동맹을 떠나기를 주저하는 것만큼이나 실제로 해 볼 가치가 있는 사랑의 발견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더 이상 관계를 지나치게 중요시하지 않길 바라는 이유는 우리가 찬반 논리의 셈법을, 논리적인지 비논리적인지 따지는 일반적인 셈법을 떠나, 어떠한 논쟁의 여지도 없이 가치를 지닌 사람들을 받아들였으면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도서 『시크릿』 저자의 주장에는 어쩐지 소름 끼치는 데가 있다. 그녀는 부와 같은 좋은 것을 우리가 오직 생각의 힘으로 "끌어당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은 그들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다는, 궁극적으로는 사회 경제적 권력 구조의 균열에 빠진 사람들은 그들이 못났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러한 이념은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어야 한다는 아메리칸드림을 극단적으로 보여 준다. 갱단에 연루된 도심의 무직 청년들, 캘리포니아에서 오렌지를 따는 "불법 체류자들", 국제적인 성매매 조직에 꼼짝없이 잡힌 소년·소녀들, 매일 밤 굶주린 채로 잠드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감히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겠는가.

이번 장에서는,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기행은 규범적인 한계를 넘어서는 법이 없기에 무의식적으로 그랬다는 것은 나쁜 행동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했다. 오히려 반대로 우리가 행한 무의식적인 행동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일 때만, 무의식적인 속성을 의식적인 속성만큼이나 우리 모습의 일부로서 받아들일 때만 우리는 진정으로 윤리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우리 존재의 무의식적 주파수를 활성화하지 못하는 한, 우리는 슬프게도 피상적인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더불어, 기질을 기른다는 것은 우리 내면의 어둑한 구석에 숨어 있는 굶주린 악마를 상대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그 악마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그러므로 자기도 자신을 잘 모르겠다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난 폭력의 변명이 아니라, 더욱 광범위한 대인 관계 윤리의 출발이 된다. 이는 상처를 주는 행동을 정당화하지 않고 각별한 윤리적 각성을 요구한다. 여기서 말하는 각성이란 우리도 가끔 느끼듯, 우리가 무의식적인 동기 앞에서 한없이 미약하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건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즉 큰사물의 울림으로 생기는 독특한 윤리 규범은 우리가 허무주의에 맞설 수 있게 해 준다. 허무주의가 욕망(또는 기질)이 말하는 진실을 배신하라고 유혹할 때마다 이 독특한 윤리 규범은 우리가 잔뜩 반항심에 불타올라 "싫어!"라고 말하게 만든다. 큰사물의 울림은 평범한 사물에 비범한 존엄성을 부여해, 더욱 위대한 열망을 꿈꿀 수 있는 세상을 빼앗으려는 안일함을 우리에게서 퇴치해 낸다. 그렇게 사건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열정이 흘러들 수 있도록 한다. 우리에게 우리의 믿음이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킴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다시 열어, 우리가 새로운 이상, 가치, 목표, 열망을 세상에 펼칠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더 위대하고 적극적인 일에 관심을 가지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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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4-02 23: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크릿이나 여러 자기계발서에서 언급되는 끌어당김의 원리를 잘 이해하면 좋은 점도 많을거예요.
조금 더 적극적이고 목표에 맞는 과정을 설정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노력한다고 해서 모두 성공할 수는 없어요.
공식이나 법칙이 아니니까요.
DYDADDY님 편안한 주말 보내셨나요. 좋은 하루 되세요.^^

DYDADDY 2023-04-02 23:16   좋아요 1 | URL
시크릿을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좀더 나아지는 무의식적인 선택을 하도록 마인드셋업을 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부정적인 태도보다 긍정적인 태도가 스트레스에 강하고 마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서니데이님이 오늘 즐거우신 것 같아 저도 즐거운 하루 마무리가 됩니다. 안온한 밤 되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