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넘어 만난 글을 오늘 들려주고 싶다. ‘성실함이야말로 재능입니다‘라고.

성실하다는 말이 듣기 싫었던 건, 내가 천재들을 동경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천재가 아니라는 게 너무 싫었나 보다. 뭐 어쨌든 이제는 내가 성실하다는 걸 알고,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마치 내게 타고난 다른 재능이 없다는 것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 같지만, 뭐, 그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예전에 재능이 없음을 탓하는 내게 누군가 댓글을 남겨줬었다. 성실함이야말로 재능이라고. 그때는 그 말이 나에게 와 닿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 말이 가끔 떠오른다. 게다가 재능이 ‘성실함‘이라면, 앞에서 피아노 연주자가 말한 것처럼 ‘충치‘나 ‘뭉친 어깨 근육‘으로 크게 타격받을 일도 없지 않은가. - P85
미키 할러에게는 다음 날 바로 재판에 들어가야 하는 게 현실이었고, 내게는 어김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회사에 가는 게 현실이다. 그에겐 애도할 시간이 충분치 못했고 나에겐 내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충분치 못했었다. 시간이 흐르면 미키 할러도 나도 저마다의 고통과 괴로움을 극복하게 되지만, 조금 더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고 돌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우리에게 허락되었으면 좋겠다. 이를 악물고 버티며 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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