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제대로 여기에 있고 싶어요. 누구나 알아보는 사람이 아니라도 좋으니까, 특별하지 않아도 되니까 최소한 그런 애가 있었다고 기억에라도 남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왜 안 될까요? 제 어디가 이상한 거예요? 한 번이라도, 여기가 내 자리라는 느낌을 받고 싶어요. 붕 떠 있는 것 같은, 금방이라도 발밑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싫어요.p.063나와 일단 짝이 된 사람이랑 같이 과제를 하는건 괜찮아. 어차피 해야 할 일도 같이 있을 시간도 정해져있으니까.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다들 어쩔 수 없는 일에는 너그러워지지. 이렇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내 존재는 어쩔 수 없는 게 아닌가 봐. 애들이 나한테 너그럽지 않은 걸 보면.p.072불편함의 이유를 깨달을수록 당혹감이 줄었다.p.166내가 습관적으로 만지작거렸던 귓등의 상처는 역사적인 폭발의 흔적이 아니라 내가 기억하지 못한 가족과의 연결고리였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며 이제 습관이 된 대로 귓등을 만지작거렸다. 사라지지 않은 그 흉터뒤에는, 나는 잊어버렸지만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기억하고 있던 과거가 있었다.p.243나는 왜 이 책이 이렇게도 슬프고 가슴아픈거지?14편으로 이루어진 단편소설들..다중우주. 왕따. 장애인. 외계인. 성소수자. 너무도 다양한 소재들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 이야기들이 아팠다.앨리스와의 티타임에서는 다른 세계에서 그곳에서 만난 노인과의 이야기를 통해 현실에서 고민도 해결하고.. 알츠하이머 치료법도 가지고 돌아오지만 실제 우리는 현실에서 그저 덤덤히 이겨내야만한다.비거스렁이의 지영을 보면서 차라리 소설속의 지영이 다행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그나마 지영은 시공간 불일치 케이스라는 이름으로 흔적이 이미한 아이지만..실제 우리가 살고있는 주변에 그냥 한 사람으로 태어났는데도 관심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존재하니까...교실 맨 앞줄 역시 초능력자가 되지 않은 현실의 그런 아이들은 얼마나 힘들까 싶었고..우주류의 주인공 또한 그렇게 열심히 오직 한가지 목표만을 위해 달려왔는데 한순간에 다리를 못쓰는 장애인이 되어 어떤 마음일지..이웃집에 살던 외계인도..잘 알지 모르던 상태일때는 그저 피하고 무서워하지만 그저 다같은 감정을 가진 하나의 생명체일뿐인데..그저..바래본다..이런 희망들이 소설에서만 끝나지 않게 되기를..희미해지는 지영의 세계를 찾아주기 위한 정연처럼..우리 모두가 정연이 되어 지영이 사라지지 않게 되기를..영희에게 차 한잔 하러 오실래요?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되기를..#앨리스와의티타임 #정소영 #래빗홀 #sf소설 #단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