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3
이희영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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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도서

흡입력이 대단한 소설이었나.
책 펼치고서 한숨에 읽어내려갔다. 너무 재미있어~~
시력이 2.0이지만 자신의 얼굴만은 볼 수 없는 주인공 '인시울'
처음 자각한건 여섯살무렵.. 안과에도 가보고 정신과에도 가봤지만 이유를 찾지 못하고 결국 깨달은건 자신의 얼굴이 이제 보인다고 말해야 일상으로 돌아온다는 사실..
그렇게 자신의 얼굴이 어느날은 안개로 어느날은 꽃으로 어느날은 블록으로..그렇게 진정한 자신의 얼굴을 보지 못한채로 열여덟살의 날들을 살아가고 있었다.
시울은 자신이 스스로의 얼굴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주변인들의 얼굴을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던것 같다. 친구의 환한 미소. 할머니의 설레임. 엄마의 슬픔을 감추는 표정 등..
그러던 어느날 말한번 나눠보지 못했던 같은반 친구 묵재의 실수로 이마에 상처가 생기고 스무바늘이나 꿰매게 되는데..실밥을 풀고 거울을 보니 상처가 보인다. 태어나서 처음 보게 된 자신의 얼굴이 이마에 생긴 상처라니..시울은 너무 행복하다.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꼭꼭 감추고 견뎌내야만 하는 것일수도 있지만 시울에게 상처는 자신을 나타내는 얼굴이다.
거울을 보고 자신의 얼굴을 그려보라는 미술시간..시울은 자신의 눈에 보이는 현재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고 파란색에 상처가 강조된 그림을보며 왜 그렇게 그렸냐는 모두의 질문에 '이게 내가 보는 내 얼굴이니까'라며 처음으로 얘기를 한다. 이 그림을 보고 묵재는 오해를 하며 시울에게 화를 내고 그날밤 시울은 욱재를 만나 자신이 느끼는 이마 상처에 대해 솔직히 얘기를 하고.. 이에 묵재는 꽁꽁 숨겨놓고 혼자서만 힘들어하던 자신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후련해한다.
나라는 사람이 단지 페이스로만 이뤄진게 아니고..내가 하는 행동.마음가짐.말투 등 다른 많은 것들로 나라는 존재가 완성된다는 것..그리고 몸의 상처나 마음의 상처나 그 상처역시 나를 완성시키는 상처이므로 굳이 감추려하지 말고 다른 부분으로 눈을 돌려 그 부분의 좋은 모습들을 찾고..다양한 감정들과 추억들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그 상처는 어느새 눈에 띄지 않게 될거라는거...
캬~~이 소설 너무 좋았다

내 얼굴을 볼 수 없는 건, 오직 나뿐이었다.
p.018

마른 가지를 닮은 손이 내 얼굴을 쓰다듬는다. 거칠고 뻣뻣한 느낌이 피부에 선명하다. 내 얼굴의 윤곽도 또렷해지는 순간이다. 내가 나를 만지는 것과 타인의 손길은 완전히 다르니까.
p.049

과연 누가 할머니의 진짜 취향을 알고 있을까. 어쩌면 할머니 본인조차 모르지 않 을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내 얼굴을 볼 수 없 는 것처럼. 할머니는 자신의 취향을 발견할 수 있는 노력조차, 아니 그런 기회조차 없었는지도 모른다.
p.060

지금껏 이 간단한 한마디를 하지 못했다. 그냥 내 눈엔 이렇게 보인다고. 그리고 비로소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의 외모뿐 아니라 생각과 가치관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내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내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지에 별 흥미가 없다. 굳이 눈 코 입을 그리지 않아도 얼굴을 온통 푸른색 범벅으로 칠 해놓아도 그것이 너의 시작이고 너의 느낌이라면 괜찮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p.136~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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