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호 치고 - 살아온 자잘한 흔적
박주영 지음 / 모로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모든게 사랑이 벌인 일이라니 챕터를 읽으며 판사라는 직업의 박주영이 아닌 사랑이 많은 한 사람으로써의 박주영을 알수 있었는데..
내게 남기는 모든 상처가 치명적이기를 챕터에 들어와서는 판사님이 겪었을 아픔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맘이 아팠다.특히 아이는 부검실에 누워 있으면 안된다는 그 글이 너무나 아팠다.
마그넷이 다 떨어질 때쯤이면 우린 아마 헤어지겠지 에는 작가님의 병으로 인한 많은 생각들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
페이지를 넘기면 한 생이 넘어간다에서는 작가님이 얼마나 영화.드라마.책.사진. 음악 등을 좋아하시는지 알수있었다. 영화가 아무리 현실을 투사해도 발두축도 못 쫓아간다하셨는데..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학작품들에 더 많은 관심을 두신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정의를 아는 게 아니라, 정의를 믿는다 챕터는 211페이지의 '판사는 사랑하기 어려운 대상을 사랑해야 하는 직업이다.대상이 누구라도 연민의 끈을 놓쳐서는 안 된다. 판사의 사랑은 직업적 의무다.' 라는 말로 법정에서의 많은 이야기들을 대하는 판사님의 마음을 알수 있었고
마지막 빛보다 빠른 유일한 것은 인간의 의식뿐이다에서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작가님의 감정들..이 사회가 그들을 더 보살펴야함을..특히 아이들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이 많이 보였다.
괄회안에 판사로서의 박주영과 작가로서의 박주영에 관한 감정들이 가득가득 적혀있어서 박주영의 괄호안의 삶을 볼수 있는 시간이었다.
판결문에는 뭔가를 부연 설명하는 형태의 괄호를 잘 쓰지 않는다. 의미 전달에 있어 속도와 정확성을 요구하는 판결문의 특성 때문이다. 판결문장은 단호하고 적나라한 의사 표현 방식이다. 나 역시 판결로 국가기관으로서 공적 의사를 수없이 드러냈다. 앞선 두 권의 책조차 대부분 괄호 밖 나의 모습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는 외부로 드러난 나의 일부분일 뿐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괄호 치고 살아온 삶이 있다.
p.009

떨어져 있는 한 동시에 존재한다는 건 의미가 없다. 거리가 곧 시간이기 때문이다. 동시란 같은 시간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다. 곁에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p.040

사람은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답듯,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은 아름답다. 아이는 푸른 들판에서 뛰어야 한다. 아이가 부검실에 누워 있어서는 안 된다.있어야 할 자리에 있고, 없어야 할 자리에 없는 것, 이것이 정의다.
p.061

갑작스러운 이별은 모든 것을 쓸어버린다. 파괴적인 이별의 후폭풍에서 살아남으려면 매일 이별하며 조금씩 죽고, 그 작은 죽음들을 적립해뒤야 한다. 슬픔의 사태에 쏠려가지 않도록, 슬픔을 미분하고 작게 잘라 차곡차곡 모았다가 매일 버려야 한다.
p.129

좋은 책을 읽으면, 사랑, 평화, 자애, 즐거움, 행복, 지적 충만 같은 것들이 끊임없이 반복 재생된다. 늘 이런 내용을 접하는사람이 어떻게 폭력과 전쟁을 일삼을 수 있겠는가. 책은 인간이 절멸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p.15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