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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사피엔스 - 또 하나의 현실, 두 개의 삶, 디지털 대항해시대의 인류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월
평점 :
☑️ 메타버스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인간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
하루에도 몇 번, 매체를 통해 '메타버스'를 접한다. 게임 <포트나이트>와 그곳에서 일어나는 콘서트, 메타버스와 관련된 주식들. 하지만 누군가 내게 메타버스가 무엇이냐 고 묻는다면 나는 고개를 저으며 "잘 모르겠다."고 말할 것 같다. 주로 '현실화' 혹은 '가능성'이라는 말과 함께 쓰이는 메타버스. 그것은 '메타버스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나'를 끊임없이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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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타버스 사피엔스>는 우리 삶에 도래한 메타버스에 관한 책으로, 뇌과학자이자 카이스트 교수인 김대식 저자가 집필했다. 총 일곱 개의 목차는 탈현실화와 뇌가 만들어내는 현실, 기계가 만들어내는 현실, 인공지능의 작동 원리를 거쳐 메타버스의 전망에 다다른다.
p.10 과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팬데믹 이후, 즉 포스트팬데믹 시대도 초가속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팬데믹이 없었다면 앞으로 10년, 20년, 30년 또는 그보다 먼 미래에 일어날 법한 일들이 2, 3년 만에 벌어지는 초가속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p.28 우리 눈에 보이는 현실은 세상의 진짜 모습이 아닙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현실은 인풋이 아니라, 우리 뇌의 해석을 거친 결과물, 즉 아웃풋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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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코로나는 많은 것을 앞당기고 변화시켰다. 세계화를 향하던 걸음은 탈세계화, 즉 국가 간의 담을 높였고 몇 십 년 후에 도래할 것이라 예측했던 메타버스는 생각보다 빨리 현실에 다다랐다. 가상과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단순히 게임 속 세상 혹은 인공지능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마주 보고 있는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현실은 사실이 아니다. 사실이라 믿고 있는 현실은 뇌를 거쳐 탄생하는 하나의 아웃풋이다. 아웃풋 속에서 인간은 인터넷을 만들고 인공지능을 만든다. 인류는 생존을 위해 편을 갈랐고 그것은 인터넷 속 세상에서도 여실이 드러난다. 필터버블, 이용자의 선호도에 따라 선별적으로 제공되는 정보. 이로 인해 이용자는 스스로 선호하는 정보에 갇히게 된다. 이러한 인터넷의 발명은 또 다른 가치 전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수많은 플랫폼 속 인간이 만들어낸 이야기들. 한 인간의 내면과 상상력에 대한 가치가 매겨지는 것이다.
메타버스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까. 그곳에서 '나'는 어떠한 방식으로 찾을까. 인간의 뇌는 경험에 비례하여 정체성을 결정하고, 메타버스 속에서 '나'는 무수히 많은 '나'로 존재한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와 능력을 경험한 사람의 정체성은 더욱 크고 폭 넓다. 만약 메타버스가 눈앞의 현실이 된다면, 내가 경험할 수 있는 내가 많아진다면, 그것은 독일까 득일까.
과거 유목 생활을 했던 호모 사피엔스는 '정착'과 함께 거대한 변화를 낳게 된다. 정착은 토지의 가치를 알게 하고 문명을 발생시켰으며 종교와 전쟁,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낳았다. 수많은 '나'들이 존재하는 메타버스는 어떤 결과를 이룩하게 될까. 메타버스에서 '나'는 얼마나 큰 세계를 경험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