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번째 여자 - 개정판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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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헤닝 만켈의 작품은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 다소 건조한 문체와 담담한 사건 진행과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삶에 찌든 듯한 생활들이 작품을 다소 지루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면도 있지만 그런 특성들이 나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치밀한 계획을 가지고 복잡하고 잔인한 사건을 저지르는 뛰어난 범인과 몇 발짝 뒤쳐져서 범인의 흔적을 찾아 헤메이는 형사들의 정신적인 고뇌와 육체적인 피로. 그리고 주인공으로서 사건의 지휘를 담당하는 발란더의 리더로서의 고민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다가 왔다.

누구나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고 그 일을 하는 과정에서 잘 하고 있는 것인지 고민하고, 일에서 좌절을 맛보게 될 때는 자신의 선택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고 새로운 직업에의 유혹에 방황을 하곤 한다. 헤닝 만켈의 작품 속 주인공은 우리의 이런 삶을 너무나 충실하게 묘사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들의 고민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이에 못지 않는 추리소설로서의 긴장감을 잃지 않는 묘사는 이와 다른 재미를 준다. 점점 잔혹해 지는 범죄를 양산하는 사회의 모순에 대한 발란더와 동료들의 고민은 각종 흉악범죄가 증가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헤닝 만켈의 작품은 그 사실적인 묘사와 사회 비판적인 면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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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이야기 1
모리나가 아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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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 이야기는 황당하다. 그렇게 가난할 수가 있겠는가 싶고, 그런 무책임한 부모가 사람인가 하는 의구심도 들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타로의 일상도 자세히 보면 말이 안된다. 하지만 이건 만화다. 과장이야 심하겠지만 금전감각과 생활능력 없는 부모들도 세상에 많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과연 모든 동물과 식물을 배를 채울수 있냐 없냐의 단순한 기준으로만 볼 수 있을까 싶지만, 우리는 사실 수많은 것들을 너무나 단순한 기준으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고 있지 않은가.

충분히 짜증날 수 있는 상황과 캐릭터들을 가지고 따뜻한 웃음이 번지는 상황으로 역전시킨 것은 작가의 탁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흔히들 '얼굴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고 하는데 만화만큼 그말이 있는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타로 이야기의 황당한 상황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에는 타로를 비롯한 등장 인물들의 잘생긴 외모도 한 몫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머리 아프지 않는 즐거움을 얻고자 만화를 보는 분이라면 충분히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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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 이야기 - 양장본
이형식 엮음 / 궁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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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프랑스 동화집에서 교할한 여우 르나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했다. 이솝 우화 등의 동물 이야기는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주었는데, 르나르의 이야기에서는 그런 교훈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르나르의 못된 꾀에 거의 일방적으로 당하는 늑대 이장그랭이나 농부, 수탉 등이 특별히 못된 것도 아니고 르나르가 그들을 속이는 것에 통쾌함을 느낄수 있도록 르나르가 정의의 화신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여우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르나르의 이야기만을 모은 책을 보면서 르나르의 이야기에서 이솝 우화와 같은 교훈을 찾으려고 한 것 자체가 무리란 것을 알았다.
르나르의 이야기는 중세의 사회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흔희 세상사는 일이 만만치 않고, 착한 사람들보다는 계산적이고 약삭빠른 사람들이 이득을 얻는 다고 한다. 그리고 권력을 가진 자들은 모순 덩어리라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중세에 만들어진 르나르의 이야기는 이런 사회상을 미화없이 즐겁게 풍자하고 있다. 교활하고 착한 일이라고는 조금도 한 적이 없는 르나르가 곤경 속에서 늘 빠져나가고, 그의 파렴치한 행동으로 피해를 입는 자들조차도 동정하기 힘든 교활함을 보여 주는 것이 치열하게 사는 우리들 삶을 보여 주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정말 사회에서도 르나르처럼 교활한 자가 우직한 사람들보다 잘 살게 되는 사회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는 했지만, 어릴 적 읽었던 기억도 새록 새록 나고 오랫만에 손에서 떼지 않고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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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재지이 2
포송령 지음, 김혜경 옮김 / 민음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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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은 이야기가 끝난 후에 써 놓은 작자가 코멘트에 '미인을 얻는 것은 조상 대대로 선을 쌓은 결과이다.'라는 늬앙스의 구절이었다. 미인과 연을 맺는 것이 조상 대대로의 선과 자신의 공덕이 있어야만 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고 대단한 일인가 싶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미인을 부인으로 얻는 것이 당시에는 타인들로 부터 꽤나 부러움을 얻는 훌륭한 일 중 하나였구나 싶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 책의 저자가 남성이고 당시엔 지금보다 더 남성위주의 가치관이 강하던 시기에 지어진 것들이라 간혹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드는 작가의 코멘트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내 가치관으로는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라는 생각이 들정도의 권선징악에 의한 가치관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당시 중국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보편적 가치관이나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그리고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가치관으로 가득차 있지만 여성들이 남성들의 우둔함을 깨우치게 하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캐릭터로 자주 등장을 하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편하게 읽으면서 생각할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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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살인 2 발란데르 시리즈
헤닝 만켈 지음, 권혁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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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의 심리를 꽤뚫는 천재적인 탐정들에 식상해 있는 추리 소설의 독자라면 이 책을 읽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 될 듯하다. 주인공 발란더는 앨쿨 포와로나 셜록 홈즈처럼 범인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거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찬 사람이 아니다. 행복으로 가득 찬 사람들을 연쇄적으로 살인하는 살인범을 뒤쫒는 수사본부의 책임자인 발란더는 늘 자신의 수사방향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늘 걱정하고 범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고뇌한다.

그런 그의 고뇌와 형사들의 고단한 삶의 모습들은 이제껏 연신 천재적인 탐정들의 활동에 기죽어가며 그들의 활약상에 감탄만 하던 것과는 달리 범죄수사를 위해 애쓰는 발란더와 동료 형사들의 모습은 고단한 일상 속에서 열심히 살려고 애쓰는 보통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연민을 느끼게 한다. 주인공의 색다른 매력이외에도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과 범죄를 계획하는 범인에 대한 묘사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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