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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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l 오기와 이토 장편소설l 알에이치코리아]

 

릴리와 보내는 여름은 매 순간이 반짝임의 연속이고, 하루하루가 모험이었다.”

 

<패밀리 트리> 한여름 청량한 성장소설을 읽었다.

 

매년 여름방학이면 도쿄에서 호타카산도 찾아오는 릴리. 그리하여 류세이에게는 여름이 곧 릴리로 시작해 릴리로 끝났다. 밝은 에너지의 릴리는 어렸을 때부터 산으로 둘러싸인 자연의 호타카로 혼자 씩씩하게 찾아와 류세이 그리고 쓰타코와 함께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낸다.

 

류세이와 릴리의 순수한 어린 시절의 모습부터, 사춘기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기까지의 여정이 담겨 있다. 소설은 아이에서 어른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경험하는 숱한 감정들을 보여주며, 그 중 상실에 대해서는 집중 조명한다.

 

이야기의 뿌리에는 키쿠 할머니가 존재한다. 이는 거대한 나무의 얽혀진 뿌리처럼 사람과 사람의 연결은 세상은 혼자서 살 수 없고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안으며 나아가는 삶이라는 서사를 담고 있다.

 

지나고 보면 그 계절이, 그 시절이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드는 시절을 담은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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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토카레프
브래디 미카코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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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art_mj

[양손에 토카레프 l 브래디 미카코 장편소설 l 다다서재]

원제 : 兩手にトカレフ

 

“‘다른 세계는 이어져 있다.”

 

지금, 바로 여기 존재하는 사람이 100년 전의 사람과 연결돼 있다. 의문의 파란 책’. 여기에는 100년 전 존재했던 아나키스트 기네코 후미코의 삶이 담겨 있다. 기네코 후미코는 실제로 무정부주의자였던 박열의 아내다.

 

<양손에 토카레프>는 영국 빈민가에서 부모로부터 방치된 미아가 100년 전 일본의 기네코 후미코의 삶을 우연히 읽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미아의 현실과 후미코가 놓였던 세상은 처참했고 가혹했다. 세상은 이들의 발이 땅에 닿지 못하게 끝없이 밀어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불안함 속에 숨 한번 편히 쉬는 것이 힘든 미아에게 기네코 후미코의 책은 작은 쉼터였으며, 모든 것이 막힌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는 미아가 유일하게 도망칠 수 있는 곳이었다.

 

이 소설은 현재의 인물 미아와 과거의 인물 후미코를 연결하게 하며 치밀한 입체적 구성 방식으로 전개해 내간다. 더불어 실존 인물이었던 후미코와 현재의 미아의 등장인물로 인해 논픽션과 픽션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이 책의 저자도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브래디 미카코는 팝 음악을 좋아했고, 아르바이트하며 영국 체류를 반복하다 현재는 영국에 거주한다. 그녀는 런던에서 보육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빈곤 지역의 탁아소에서 일하며 작가 활동을 하고 있다.

 

소설에는 저자의 모습이 조금씩 등장한다. 같은 반 친구 덕에 랩 가사를 쓰게 된 미아의 모습에서 저자는 팝을 좋아했고 글을 썼다. 미아를 돕던 소셜(자원봉사자) 레이철에서의 모습에서 그녀가 보육사 자격으로 빈곤 지역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어른이 어른답지 못했을 때, 망가지는 아이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어른다워야 한다고, 그래야 아이들이 희망을 품으며 스스로 일어나는 힘을 기를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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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는 영원히 위픽
황모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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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는 영원히 l 황모과 l 위즈덤 하우스]

 

만약 우리에게 10초가 제대로 허락됐다면 어땠을까?”

 

타인의 눈을 10초 동안 바라본 일이 있나 생각해본다. 없다. 타인의 눈을 그저 10초 동안 바라본다는 것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면서 뭔가 죄지은 것 같은 쑥스러움이 몰려온다. 왜 우리는 점점 더 서로를 바라보지 못하는 걸까.

 

황모과 작가의 <10초는 영원히>에는 사회가 규정한 나름의 범위에 속하지 못해 이상하고 수상한 개성을 지닌 교실 속 친구들이 등장한다. 그중 이야기의 중심인물 는 하루 24시간 중 4시간만 깨어있다.

 

어느 날 새로운 친구 류비가 전학을 온다. 류비는 동체 시력이 나빠 움직이는 사물이나 사람을 볼 수 없지만, 10초 이상 가만히 있는 것은 볼 수 있다. 류비는 20시간을 자는 가 보였다. 그렇게 서로의 눈을 바라본 이들은 몇 번이고 서로의 세상에 맺히게 된다.

 

이상하다 못해 수상한 친구들이 가득한 교실은 우리 사회를 은유하며, 아이들은 그 사회의 약자를 이야기한다. 연대한 이들은 소설 속에서 10초라는 영원한 시간을 견뎌내며, 세상에 오롯이 이들만 남는다.

 

일본에 사는 작가가 우연히 잘 못 들어선 길에서 시작된 이 소설은 우리 서로에게 아무런 이유 없이 10초 동안 서로를 바라보자고 제안한다. 그 시간 속에 영원함이 깃들어 기적이 일어나 사랑이 자리할 것이라고.

 

+또 한 번 위(WE)며 든다. 위픽시리즈. 많은 사람이 보고 또 봤으면 하는 기획 시리즈다. 좋은 거 다 같이 보면, 우리 서로 좋은 세상을 만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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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차고 세일 -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의 예술 세계
곽영빈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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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와 차고 세일 : 임흥순과 오메르 파스트의 예술 세계]

곽영빈, 김지훈, 남수영, 이나라, 톰 매카시ㅣ문학과지성사

 

들어오는 자와 나가는 자가 교차되는 것

 

변화하는 매체 환경에 시대성을 반영해 요즘은 미술관에서 스크린을 통한 영상매체 예술작품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우리는 삶의 많은 부분을 스크린을 보며 생활한다.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 스크린 매체를 통해 일상을 가두며 살아가며, 감각한다.

 

<파도와 차고 세일>은 우리나라 설치 미술가이자 미술과 영화를 해체하는 임흥순과 예루살렘 출생이자 독일 설치 미술가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오메르 파스트의 기획전시 타이틀 매치 임흥순 vs. 오메르 파스트 !에서 시작되었다.

 

두 예술가의 세계를 4명의 평론가 (곽영빈·김지훈·남수영·이나라)와 한 명의 소설가(톰 매카시)가 다각도로 분석해 해체했다. 이들은 두 예술가의 최근 작품 열세 점을 중심으로 전개한다. 저자들은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를 넘어, 사회적 담론과 매체 연구의 사유와 심화 된 논의가 일어나는 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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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서울 2023
이우 외 지음 / 몽상가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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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서울 2023>은 5명의 작가 이우, 류광호, 이수현, 주얼, 신세연의 차례로 단편 소설이 담겨 있다.



2년 전 이우 작가의 산티아고 순례길 여정을 담은 에세이 <자기만의 모험>을 읽었다. 당시 작가의 글에서 같은 목적지를 가지고 걸어가는 멋진 친구들을 우연히 만나 마음을 맺은 부분에서 찌릿한 감정을 느꼈던 기억이 있다. 그는 에세이에서 2가지의 목표를 이야기 했다. 텃번째는 세상의 끝까지 걸어보는 것, 두번째는 자신의 소설을 쓰는 것이었다.



2년 후 그는 젊은 작가들과 자신들 각 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문학 예술가로서 연대할 수 있는 <문학서울>을 만들었다. 한국 문학의 선조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5명의 젊은 문학 작가들이 동시대를 반영한 단편 작품들이다.



5편의 소설은 동시대를 반영한 이야기로 인간의 비밀과 신뢰하는 삶, 어린 시절의 순수+솔직한 사랑, 가슴 아픈 존재를 짊어진 삶, 세상을 지탱하는 삶 마지막으로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삶. 이 다섯 작품 속에는 나 혹은 내 주변의 사람들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우리는 서로 관계에 대한 책임이 있었다. 어쩌면 우리는 차라리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더라면 오히려 서로를 더 사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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