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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해석전문가 - 교유서가 소설
부희령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4월
평점 :
#mj서재
[구름해석전문가 l 부희령 l 교유서가]
“산을 보려면 구름 아래에 있어서도 안 되고,
구름 속에 있어서도 안 되고, 구름 위에 있어야 해요”
일단 소설 이야기 전에 <구름해석 전문가> 책의 외형적 구조를 말하고 싶다. 책의 덧표지에는 톤다운 된 파란색 배경과 분홍색 구름, 녹슨 듯한 포크의 이미지로 구성 됐는데, 구름과 포크는 특수 코팅으로 배경과는 다르게 가운데만 거칠다.
반면, 덧표지를 벗겨낸 표지는 장엄하고 깨끗한 하얀 설산과 구름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의 반전된 모습이 담겨있다. 개인적으로 부희령 작가의 소설 전개방식을 명료하게 시각화 한 듯하다.
부희령 작가의 소설은 처음이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작품이 11년 만에 나왔다고 한다.
그녀의 글은 문장과 문장사이를 매혹적이게 탐닉하게 했다. 그리고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서술을 보여준다. (그녀의 다른 책도 읽어볼 생각이다.)
<구름해석 전문가>에는 여섯 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뚝뚝 끊기는 단편은 아니다. 이어지는 이야기도 있고, 단편의 이야기도 있지만, 여섯 편의 소설의 큰 맥락은‘이별’이다.
여섯 편의 이야기의 특징은 첫째, 배경이 어디하나 예사롭지 않은 곳이 없다. (예컨대 ‘포카라’와 같은 곳.) 두 번째는 소설마다의 등장인물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서술방식’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내가 나를 ‘너’라고 지칭하며 ‘이별’의 서사를 이끌어간다. 마지막으로는 여섯 편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묶여 하나의 소설 같다. 마치 나중에 알고 보니 서로서로 얽혀있는 사람들의 느낌이랄까.
부희령 작가의 소설은 독자 자신이 자신을 볼 수 있게 세계를 열어주었다.
“복잡한 인연으로 쌓인 업을 스스로 풀길이 없음을 깨닫게 되면,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는 믿음은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미움 받지 않게 해달라고, 간신히 빌 수 있을 뿐이다. 금희는 문득 윤의 글을 떠올렸다. 소망이 소중한 이유는 노력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p.84-85
#강민정북큐레이터
#한국북큐레이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