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유채꽃 둘레책방 4
정도상 지음, 휘리 그림 / 노란상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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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유채꽃 | 정도상 글 l 휘리 그림 l 노란상상]

 

“봉달이는 유채꽃을 따기 시작했다. 피에 젖지 않은 유채꽃을 찾아 미친 듯이 해매며 노란 꽃을 모았다. ...(중략) 노란 유채꽃이 금방 붉은 유채꽃으로 변했다.”

 

봉달이와 미자는 노란 유채꽃만을 한참을 모아 억울하게 희생당한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의 얼굴과 가슴에 살며시 덮었다. 그리고 미자는 가까스로 살아남은 동생 미애를 업고 봉달이와 손을 잡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걸어간다.

 

제주 4.3 사건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붉은 유채꽃>. 어른들은 제주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물어보는 아이들에게 시종일관 “몰라도 돼”라는 말만 한다. 아이들은 몰라도 되는 일에 부모와 친구, 이웃 그리고 집 등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만다.

 

봉달이는 아이답게 세상을 바라본다. 이러한 상황이 궁금하기도 하면서, 무섭고 두렵다. 아이의 비극은 계속된다. 눈물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에 차오른다. 어느 순간 사라진 아버지, 그로인해 끌려 간 어머니. 봉달이는 어머니를 구하겠다고 달려든다. 모든 것이 억울하다.

 

제주도민 1만 5천여 명이 희생됐던 ‘제주 4.3사건’. 어느 4월 노란 유채꽃은 붉은 유채꽃으로 물들었으며, 봉달이는 눈물을 꾹 참고, 친구 동생 미애를 들쳐 업은 미자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간다.

 

무려 22년 만에 제주 4·3 희생자에 대한 보상과 억울한 옥살이를 한 수형인의 구제 등 4·3사건 추가 진상 조사를 핵심 내용으로 한 4·3 특별법 전면 개정안이 통과되었다고 한다. (2021년 2월) 유채꽃이 주는 메시지가 무겁다.

 

#강민정북큐레이터

#한국북큐레이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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