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데 쓴 시간들
오은경 지음 / 책구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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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데 쓴 시간들 l 오은경 l 책구름]

 

“떠나야 하는 것을 잘 사랑하기”

“번역이 불가능한 마음”

 

‘4형제의 엄마’ 오은경 작가의 일기 <사랑하는 데 쓴 시간들>. 표지에는 ‘육아일기’라 적혀있는데, 뭐랄까 그보다는 한 여성에게 주어진 소중한 일상 속에서 성장하는 기록을 담아 놓은 것 같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나니, 그녀에게 ‘육아’라는 단어보다는 조금 더 근사한 수식어가 어울릴 듯하다.

 

저자 오은경은 슬하에 아들 넷을 두고 있다. 아들 하나인 나도 이렇게 힘들어서 허덕거리고 있는데, 아들 넷은 오죽할까싶었다. 하지만 그녀의 글에는 반전이 숨겨져 있었다.

 

그녀가 넷째를 임신했을 때 주변에서 “이번에는 꼭 딸 일거야” 혹은 “엄마한테 딸은 있어야 해”, “네가 딸이어야 했는데” 등의 말을 둘째 때부터 자주 들었다고 한다. (나 역시도 듣는 말) 그런 순간을 접 할 때, 저자는 아이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한 반응을 걱정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정체성을 마음대로 왜곡하는 어른들에게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아이를 낳고 길러보니 존재의 가치는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확고해진다. 아이가 주는 행복과 기쁨 그리고 슬픔까지도 모든 것을 감수 할 수 있게 하는 신비로운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 바로 부모의 자리다.

 

작가가 생각하는 ‘엄마의 본질’은 ‘아이의 곁에 있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녀는 “언제 어디서나 엄마가 있다는 믿음을 아이들에게 주고,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이것이 전부였다”고 말한다. 이보다 완벽한 것이 있을까?

 

저자의 글 중간 중간 인용해 놓은 다른 책들이 참 좋았다. 대부분 나 역시도 읽었던 책이라 공감도가 높았다. 물론 저자와 육아의 강도를 비교하자면 나는 힘들다고 말하면 양심 없지만…….:)

 

저자는 비단 인생을 육아만을 비춰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인생 속 아이들을 당연히 사랑하며, 자신을 아끼는 마음 역시 꾸준히 지켜간다. ‘나를 나로서’ 바라보고 사랑한 나의 기록 <사랑하는 데 쓴 시간들>이다.

 

#강민정북큐레이터

#한국북큐레이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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