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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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l 시그리드 누네즈 l 엘리]

- 원제 : The Last of Her Kind

 

“그들은 엄마가 되는 것을 두고 갈등했다. 그들이 확실히 아는 한 가지가 있다면 자신의 어머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결혼 생활과 가족에 삶을 바치느라 적어도 딸들이 보기엔 다른 모든 걸 놓쳐버린 여자들. 한 세대 만에 여자들의 삶은 극단적으로 변화하여, 무수한 소녀들이 성장한 후 자신을 길러준 여자와 할 말이 거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p206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는 시그리드 누네즈의 대표작 중 하나다. 196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쓰여진 소설이며 미국의 현대 사회가 격변하던 때이다. 당시 미국에서는 계급, 인종, 젠더의 차별은 만연하게 일어났다.

 

이러한 세상 속 서로 너무나 다르게 살아 온 두 여성이 대학교 기숙사 메이트가 돼, 삶을 나누고 우정을 쌓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더불어 시그리드 누네즈가 공존했던 시절이라 그런지 묘사가 깊다고 해야 할까. 흡입력이 상당하다.

 

소설은 ‘나’의 시점으로 이끌어 가며, 룸메이트 ‘앤’을 관찰하고 서술한다. ‘앤’은 ‘나’와는 다른 부류의 사람이라 말한다. 살아온 환경 속에서도 많은 것을 누려온 앤이었고, 대학생활 내내 많은 것을 얻어가는 친구였다. ‘앤’은 존재 자체만으로 완벽하다고 ‘나’는 이야기한다.

‘나’와 ‘앤’은 달랐지만 공통적인 부분들을 통해 서서히 아주 많이 가까워졌다. 하지만 엇갈린 운명으로 이들은 멀어지고 만다.

 

우리의 삶이 얼마나 많은 사랑과 상실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알려주는 씁쓸한 이야기인 동시에 망각의 동물인 인간이라 또 잊고 잘 털어버리고 살아간다는 희망이 우리를 또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 시그리드 누네즈는 미국 소설가로 여덟 편의 장편소설을 펴냈다. 최근에는 <어떻게 지내요>로 그녀에게 반했었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수전 손택을 회고한 산문 <우리가 사는 방식>, <친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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