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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17년 8월
평점 :
...

이외수 쓰고 정태련 그리다
올 여름에 「하악하악」을 읽었었다.
사실 이외수님의 책은 처음이었는데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읽으면서 킥킥 거리기도 하고 동감하기도 하고,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하며 감탄하기도 하고...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이 책도 약간 비슷한 느낌이다.
마치 이외수님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하달까?
하악하악과 다른 점이라면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그림이 더해졌다는 것 정도?
책을 읽다가 새겨두고 싶은 글귀는 바로 바로 폰으로 찍어 두는데
이번엔 좀 많다.
추렸는데도 10장이나 된다.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애물단지다.----동감


혓바늘을 영어로? Hyeotbaneul!
마주보고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정말 큰소리로 깔깔거리며 웃었을 것 같다. ㅋ

괜찮다. 훌륭한 관람객으로 존재하면 된다.---위로
그래, 관람객이면 어떠냐.
관람객에도 레벨이 있는 법.
훌륭한 관람객이 될테다.

사랑도 고체 액체 기체 상태로 변한다.---동감
내 사랑도 그랬던 것 같다. 지금도 그렇다.

웃고 살자.
웃고 살면 안 풀리던 일도 잘 풀린다.
할머니 말씀은 다 옳다.

동녘 하늘이 하품을 토해내고 하룻밤 사이에 머리카락이 하얗게 샌 밤이 허겁지겁 사라지고
느린 걸음으로 마실 나온 봄이 뒷짐을 진 채 몽요담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는
감성마을은 어떤 모습일까?

국정교과서적으로 대답한다.
쓰고 보니 나도 밥맛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그런 소리 나는 듣기 싫지만
누가 나더러 말해 보라면 나 또한 똑같은 소리를 할 수 밖에 없을 때가 있다.
그럴 때가 있더라.

ㅎㅎㅎ
요즘이 털갈이의 계절이래요. 그래, 내가 개띠였어.
나에게도 작가님의 이런 위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큰 소리 내지 않지만 잔잔하게 퍽 들어오는 한 마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
ㅎㅎㅎ

높은 자리에 올라 비늘만 번쩍거린다고 다 용은 아니다.
아...그렇다.
개천일뿐인 곳에 살뿐이고 나는 용이 아닌 미꾸라지일뿐이고
미래는 내 것이 아닌 것 같이 암담할 뿐인
절망에 한숨만 나올뿐이었는데
그렇네.
꼭 높은 자리에 올라야 하나?
꼭 번쩍이는 비늘이 있어야 하나?
꼭 부자여야하나?
그렇지.
훌륭한 관람객이 용일 수도 있지.
작가는 자뻑이라 하지만
하루하루 허투루 살지 않고 깊은 성찰을 한 이외수님의 의미있는 글이 많았다.
감성마을도 꼭 한 번 들르고 싶고,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나도 얼른 그런 방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