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마더 -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엘리트 교육법
에이미 추아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엘리트 교육법 <타이거 마더>

 

타이거 마더...

영어를 우리말 읽듯이 적어 놓아서 잠깐동안 뭔 말이지? 했었다.

ㅎㅎㅎ 간단히 말해 <호랑이 엄마>다.

 

책 내용 전체가 "나는 호랑이 엄마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

그냥 푸훗 웃음부터 났다.

호랑이 엄마, 그래, 어느 정도까지 하면 호랑이 엄마일까? 책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호기심이 먼저 발동했다.

그래서 펼쳐 읽기 시작했는데...

잠이 안오던 토요일 밤 아니 새벽 3시 30분에 읽기를 마쳤다. 도대체 결론이 어찌나는가 궁금해서 놓을 수가 없었다.

 

처음엔 작가의 화려한 경력에 이끌렸다.

예일대 교수라지 않는가.

그런 사람이 자기 자식 키운 이야기를 썼고, 또 성공했다지 않는가.

대체 어떤 비법이 있을까 싶었는데...

 

그냥 입이 딱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직장을 다니면서 그것도 책도 집필해 가면서 집에 와선 아이에게 온전히 매달릴 수 있었는지 그 강철체력이 부러울 뿐이었다.

나도 직장맘이기 때문에 더 부럽기도 했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그렇게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저자 에이미 추아는  중국인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중국인 이민 1.5세대 정도 된다고 할까?

자신은 미국인 국적으로 살지만 확실한 확고한 신념(?)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며 살고 있고 두 딸들에게도 중국인임을 늘 환기시킨다.

그러면서 서두에 밝히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금지시킨 것들의 목록을 보면.....이미 서양식 육아관에 잘 맞춰진 내 사고로는 이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였다.

-친구집에서 자는 것

-아이들끼리만 노는 것

-학교 연극에 참여하는 것

-학교 연극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것

-텔레비전 보는 것과 컴퓨터 게임 하는 것

-정규 수업 외의 활동을 마음대로 정해서 하는 것

-A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 것

-체육과 연극 외의 수업에서 1 등을 놓치는 것

-피아노나 바이얼린 외에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것

-피아노나 바이얼린을 연주하지 않는 것

 

저자는 중국인 엄마를 포괄적인 의미라고 했다. 아마도 동양인 엄마를 통칭할 수도 있겠고 그 동양인 엄마들 중 아이 교육에 열성인 골수(?)엄마라고 분류하면 저자의 의도와 다를까?

어쨌든 일단 위의 금지 사항들만 간단히 읽어 봐도 어떻게 이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육아서를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결과가 있었다.

아이들의 음악적 천재성이 드러난 것이 바로 그 결과라고 하겠다.

큰 딸 소피아는 피아노에서 작은 딸 룰루는 바이얼린에서 천재성을 인정 받았다는 것이다.

두 딸이 그런 실력을 얻게 된 이유는 당연히 엄마에게 있었다.

다른 집은 하루에 10분 15분 시키는 연습을 하루 세 시간은 기본으로 시키고(그것도 엄마가 연습을 시키니까 당연히 서로 고성도 오가고 싸움도 하고...그야말로 치열하다.)

심지어 가족 여행을 갈 때조차 숙박할 호텔에 미리 연락해서 피아노를 빌려 연습을 할 정도였으니...그 연습이 되지 않으면 밥을 굶는 것은 예사였고...

 

우리 나라에서도 아이의 장래는 엄마의 정보력에 달렸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 (아마도 몇 년 전 쯤에 들은 이야기라 지금은 들으면 깜짝 놀랄 만한 말로 바뀌었을 지도 모르겠지만) 저자 역시 정보력과 직접 부딪혀서 뭔가를 해 내는 추진력이 대단해 보였다.

유명하고 훌륭한 스승이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바로 전화해 보거나 만나 보거나 어쨌건 기회를 만들어 내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그리고 더 감탄한 것은 저자 자신도 교수로 직업이 있으면서, 책도 쓰면서, 또 아이들의 피아노와 바이얼린을 위해 직접 밤새 공부를 했다는 점이다.

아...나도 그럴 수 있을까?

모르겠다.

 

도대체 이 육아법이, 엄마가 아이를 몰아부치는 이 육아법이 문제는 없을까?

저자는 정말 솔직했다.

자신의 육아법이 잘 맞아 떨어진 소피아는 별 문제 없었지만(사실 소피아 내부에서는 그 문제를 스스로 감내했었는지도 모른다.) 둘째 룰루는 엄마에게 거칠게 반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엄마에게 간섭하지 말라고 선언! 했다. 바이얼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고 음악을 즐길 줄 아는 감(feel)이 있었지만, 또 오케스트라와 연주도 했지만 엄마의 그 몰아부치는 육아법 때문에 룰루는 바이얼린을 그만둔다. 아예 연주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연주자로써의 길은 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테니스.

괜히 룰루가 멋져 보였다.^^:;

테니스에서도 룰루의 재능이 약간 보이는 듯하자 엄마의 간섭이 또 스멀스멀 올라오는데 룰루는 매몰차게 거절한다.

이젠 저자도 룰루의 고집은 꺾을 수 없다고 인정하기도 하고...

 

이 책은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런 책을 낼 수 있었을까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 책이었다.

하지만 책 표지를 덮는 순간.

이 사람 참 멋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물론 저자의 육아법을 온전히 따라해 볼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아니, 따라할 수가 없다.-.-;;

하지만 너무나 아이의 선택에 모든 것을 맡기고 너무나 허용적인 서양식 육아법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아이를 인격체로 존중해 주는 것도 좋지만 아직 어떤 것이 옳은 것이고 자기에게 좋을 지 모르는 어린 아이에게는 아이의 선택보다는 부모가 알려 주는 바른 길, 그리고 바르게 살아나갈 힘을 기를 수 있는 태도(인내, 끈기, 노력 등)을 끊임없이 알려주고 단련시켜 주어야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내 아이와 그렇게까지 치열하게 싸우면서 하루 하루를 살고 싶지는 않은 맘도 사실이다.

음...적절한 합의점에 도달하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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