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에 중국 여행을 오래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참 넓은 나라 중국. 땅도 넓지만 참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 인상적이었지요. 나름 혈기왕성하던 때라...^^;; 참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면 원망이 많이 되더군요. 저렇게 살아가며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부모의 유전을 그대로 받아 또 평생 기 한 번 못 펴보고 그렇게 그렇게 한 평생 살아가는 것이 참 안타깝기도 했구요. 부익부 빈익빈으로 대표되는 그네들의 삶에 어떻게 실질적으로 도와 줄 수 없음에, 아니 해결되지 않는 커다란 문제 앞에 참 답답했던 심정. 그저 못 본척하는 게 맘편하다 생각한 적도 있었지요. 내가 '열'내어 봤자 변하는 건 없었으니까.... 아,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고 그냥 그대로만 살아 가는 사람들만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EBS 지식채널에서 본 듯도 합니다. 가난한 서민들에게 무담보로 돈을 빌려 주어 재봉틀을 살 수 있도록, 적자가 날 것만 같았지만 오히려 자금 회수율은 90%이상이 되었던 은행.... 이 비슷한 이야기가 바로 <암탉 한 마리>입니다. 그리고 그냥 이야기가 아니라 현존하고 있는 실제 인물의 삶을 그대로 옮겨온 이야기라 더 감동이 됩니다. 간단한 스토리를 알려 드리자면... 가난한 나라 서아프리카 가나에 살고 있던 코조라는 아이가 주인공입니다. 너무나 가난해 동전한 닢 구경하기 힘들어 마을 사람들은 서로 푼돈을 내어 한 집씩 돌아가며 주어 종잣돈으로 뭔가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곗돈쯤 되겠지요? 이 종잣돈은 과일을 사서 팔아 빌린 돈을 갚거나 하는 식으로 운영이 되었는데 마침 코조네가 받을 차례가 되었습니다. 코조도 뭔가를 하고 싶어 궁리끝에 암탉 한 마리를 사기로 합니다. 달걀을 먹을 수도 있고 내다 팔 수도 있기 때문이었지요. 처음엔 한 마리이던 암탉이 두마리, 세 마리가 되고 달걀을 판 돈으로 나중에는 그토록 원하던 학교도 갈 수 있게 됩니다. 대학에서 가금학을 공부한 코조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큰 농장을 만들게 되고 그 농장에서 일하려는 일꾼들이 너도나도 모여드는 큰 도시가 되기까지 합니다. 이것이 바로 기적이겠지요? 요즘 <어린이 경제교육>이 참 주목받고 있는데 이 책은 꼭 필독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필독서가 될 수밖에 없을 것도 같구요.^^ 이런 실질적인 책을 읽으면 비록 코조처럼 그리 가난하지는 않은 아이들도 뭔가 어려운 삶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코조처럼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아이들도 꿈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해볼 수 있는 희망도 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림책이라고 하기에는 본문 내용이 참 많긴 하지만 각 페이지마다 한 문장씩 정도로 내용을 요약해 놓아서 유아부터 볼 수 있도록 잘 배려해 준 책인 것 같아요. 책속부록으로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인 코조 아저씨도 소개 되어 있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무담보 소액 신용대출(마이크로 크레디트)운동에 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 놓아서 어린 아이들의 직접 사회참여 운동(후원, 기부 등의 방법)으로도 참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모두가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를 한 번 쯤은 고민하게 되는 아이들에게 또 이런 고민거리를 자녀에게 던져 주고픈 부모님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해 주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