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싫은 교실
최수정 지음, 문주호 감수 / 창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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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도서관에 들러 책을 몇 권 대출한 날

"책을 읽어서 생각이 바뀌는 줄 알았더니 관심있는 책만 읽는구나."


책상 위에 놓인 책 제목을 슬쩍 본 남편이 한 말이다.

"그렇지, 그렇지. 책장이 휘리릭 넘어가면 읽을 수 있는 책이어야 잘 읽히지.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책장 넘기기가 힘들면 손이 잘 안 가더라고."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살짝 얼굴이 붉어졌다.

그러곤

'내 생각과 결이 비숫한 책을 읽기가 편하고 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번씩 자극이 되는 문장을 만나기도 한다.'는 나를 위한 변명을 끄적여 놓았다.




나도 모르게 손이 이끌린 책,

글쓰기 방법, 글을 써야 하는 이유, 글쓰기가 쉬운 책 등등의 제목이었으면 아마 눈이 가지 않았을 터, 게다가 소설이다. 소설에는 그닥 흥미를 못 느끼는 나인데 말이다.


「글쓰기 싫은 교실」

제목이 강열하다고 해야하나, 글쓰기가 진심 싫은 소설 속 주인공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소설에 흥미를 못느끼는 나를 끌어당겼다.


초등학교 6학년, 그야말로 세상, 아니 온 우주의 주인공인 자신인 그 시절의 아이들에게, 특히나 '스마트폰'이라는 유일무이의 놀거리에 비하면 '글쓰기'를 요구하기란 더이상 말이 필요 없달까.

초등학교 '글쓰기싫은부' 동아리 시간에 일어나는 수업 내용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응원하고 싶고 소설 속 주인공 아이들처럼 글이 쓰고 싶어지는 아이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기대도 하게 된다.

꼭 써야 한다고 하지 않아도 쓰고 싶어 안달나게 만든 유정(교사)의 방법은 '이야기'의 힘이다.

남녀노소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니까.

게다가 사실과 달라도 되고 내 맘대로 내 멋대로 상상해도 되는 그런 자유롭고 신나는 이야기.

그 안에서 내가 주인공이 될 수도 있고 주변인이 될 수도 있고, 작가가 될 수도 있는.


스토리텔링이 뭔지 오히려 배울 수도 있는 내용이었고, 또 글쓰기를 아이의 삶을 풍성하게 해 주는 도구로 사용하고 싶은 부모라면 단순하게 논술교실을 보내기 전에 어떤 환경을 먼저 만들어 줘야겠다는 아이디어도 떠오르게 만든다.


휘리릭 읽어 낸 책 속에서

가슴 한 켠이 밝아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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