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
제니 오델 지음, 김하현 옮김 / 필로우 / 202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법』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싶어서'였다.

그 전에 비하면 사실 회복 속도도 빠르고, 어찌하면 평온할 수 있는지도 내게 딱 맞는 비책(?)도 있지만,

그래도 혹시나 또 다른 현안(賢案)이 있을까.

책을 몇 장 넘기지 않아 지금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문장을 만났다.

바쁨은 '활력 부족의 증상'이자

'관습적인 일을 할 때를 제외하면 삶을 거의 의식하지 않는

기운 없고 진부한 사람들의 특징이다.


바빴다.

작년을 제외하고 재작년에도 바빴고, 올해도 바빴다.

일을 할 때는 활력이 있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오면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

눈이 퀭하게 퇴근해 침대에 엎어지자마자 아침이 밝아 벌떡 일어나 출근하는

피로회복제 TV 광고처럼(요즘도 TV에 나오기만 하면 혼자 깔깔거리며 웃는다.;;)

바쁨이 활력 부족의 증상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나온 시간들을 더듬어 보니 그랬다.

바로 코 앞에 닥친 일을 쳐내는 것이 급선무여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이러면서 놓친 것들이 너무 많다.

사실 이 책이 자기계발서인 줄 알았다.

이 말인즉슨 아니라는 것.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법』은 내 개인이 내 삶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기 보다는 철학, 정치, 예술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사회 운동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개인의 삶에 영향을 끼칠 만한 것은 '새 관찰하기'이다.

저자는 '새'가 그 대상이었지만,

주변에 눈길 가는 것이 아주 많다.

작년엔 그렇게도 구름만 보이더니, 요즘엔 계절 탓인지 모르겠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뭇가지들, 특히 바싹 마른 나뭇잎이 그대로 나뭇가지에 달려 있는 그 나무가 말이다. 지금 모습도 내년 봄이면 언제 그랬나는 듯 달라지겠지. 새순이 돋고 다시 초록잎이 무성해지고...


책을 읽고 나서 ​나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이란

주변에서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을 관찰해 보는 것이겠다. 


쉬이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다시 한 번 꼭꼭 씹어 읽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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