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한다는 착각 -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풀어낸 마음의 재해석
닉 채터 지음, 김문주 옮김 / 웨일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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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는 착각



Mind is flat

생각은 평평하다

마치 갈릴레이가 재판장을 나서면서 '그래도 지구는 둥글다'라고 중얼거린 장면이 떠오른다.

마음에는 이유도, 깊이도 없다.

인간은 즉흥적인 경험으로

만들어질 뿐이다!



정말 센세이션한 말이지 말이지.

"마음"이라고 하면 가슴에 먼저 손을 갖다 대는 우리로서는 마음을 이렇게나 폄하하는 외쿡인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세상사 늘 예측가능할 수는 없지만

지난 2주일간 예상치 못하게 쏟아진 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을 보내는데에는 아침마다 쓰고 읽는,

한마디로 마음을 다스리는 행위로부터 참 많은 도움을 받은 나로써는 더더욱이 그렇다.

하지만 호기심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즉흥적인 경험이라...


'의식'은 그 자체가 아니라 관련된 감각적 인상이며, 감각적 경험을 구성해 주는 해석에 의해 정의내려진다. 따라서 내면의 자아를 의식한다는 것은 감각적 경험에 대한 해석을 의식할 뿐 그 이상은 아니다.


책 「아티스트웨이」에서는 모닝페이지를 쓸 때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라는 말이 나온다.

의식의 흐름대로, 손에 쥔 펜이 쓰여지는 대로 쓰다보면 그냥 흘러가 버릴 뻔 한 생각들이 마치 손에 집히는 것처럼 분명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의식'의 존재에 대해 편들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기는데, 이 '마음' 역시 나의 과거 어떤 경험들이 모여 연결되어 만들어진 해석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경험'이란 것이 자꾸 머릿속에 머물 때가 있었다. 경험이 분명 삶에 끼치는 영향이 있는데, 아니 많은데 도대체 실체가 뭔지, 이 경험이란 것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기만 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도 자꾸만 반박하는 마음이 생기면서도 '그렇구나'하고 자꾸 이해를 하게 된다.


의식적인 판독과 그 판독을 만들어내는 무의식적인 과정이 있을 뿐이다.

아마도 그 어떠한 영역에서나 전문지식이 높다하더라도 우월한 정신적인 계산 능력이 아닌 더 풍요롭고 심오한 경험에 기반을 둘 가능성이 높다. p 277


체스를 잘 하는 사람을 예를 들어 설명을 했는데, 자신이 이제껏 경험했던 체스 경로를 익혔기 때문에 체스를 잘 하는 것이지 생판 처음 보는 판이라면 체스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나 그 사람이나 모르는 건 마찬가지일 거라고 한다. 아마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 연상되는 것도 이와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전문가인가? 아니면 그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문가처럼 보이는 건가?라는 고민을 한 적이 있다. 뭔가 부족함이 많은 것 같고, 뭔가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일상에 치우친 생활을 하고 있는 것도 같고, 이 일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과도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고...

행동과학자인 저자의 결론에 따르면 아마도 후자가 맞는 듯 하다. 저자의 이 결론에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 드는 건 과학자의 전문가적인 식견은 항상 이성적이더라는 내 의식적인 해석이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뇌에 속고 있다.'라는 말을 들어 본 듯하다.

내가 늘 '나'의 주체인 줄 알았는데 알게모르게 뇌에, 그것도 '내' 뇌에 속아 넘어가는 수가 비일비재했겠다 싶다.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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