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읽는 말 - 4가지 상징으로 풀어내는 대화의 심리학
로런스 앨리슨 외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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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읽는 말


미국*영국 정보기관이 도입한 대테러 심리 프로그램



이 책에 흥미를 느끼게 된 이유는 상대를 설득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내가 후회나 상처에서 좀 멀어지고 싶어서였달까. 입에 익은 대화 패턴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에게 불편하지는 않았을까 확인도 해보고 싶었고 특히 저자들의 4가지 동물 유형에 비유한 대화 방식이 흥미로웠기 때문이다.

이 책은 법심리학자로 국가기관 일을 한 저자 부부의 "대화"에 대한 논리적이고도 깊이 있는 통찰력이 돋보이는데 자꾸만 <비폭력 대화>가 떠오르기도 했다.


1부에서는 마음을 움직이는 말, HEAR의 원칙을 이야기하고 2부에서는 애니멀 서클이라는 4가지 동물 상징으로 타인을 읽는 법에 대해 명쾌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라포르(rapport)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데, 라포르는

1. 오로지 한 인간으로 볼 수 있도록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2. 서로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은 채 온전한 상태로 걸어 나올 수 있는

3. 상대방과 진정한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또한 상대가 어떻게 행동하는 지와 상관없이 존중, 존엄, 동정을 보일 때 진정한 라포르가 형성되며, 동의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상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어렵고 까다로운 상황을 부정적 방향이 아닌 생산적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라포르는 대화와 중심, 인간에 대한 진정한 이해의 기본이 아닐까 싶다. 윽박지르거나 비굴하게 굴지 않고도 내 의사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위해선 말이다.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대화의 원칙으로 HEAR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솔직함, 공감, 자율성, 복기이다. 심리나 상담, 대화, 인간관계 등에 대한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낯설지는 않은 단어들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건 대화의 1원칙이었다.


왜 대화하는가? 목표를 상기하라


나중에 티라노사우르스 상대에 같이 티라노사우르스로 대응하게 되는 경우로 설명을 하지만 주로 내 경우가 그랬다. 이야기를 하다가 감정에 휘둘리다 보면 처음에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다가 이렇게 화를 내고 있는지도 잊어버리게 되는... 책에서는 그렇게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상대의 방어적인 태도나 분노에 대응하지 말고, 이 대화를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항상 기억하라고 한다.


나는 그동안 대화 중 자주 목표를 잊어버리고 상대의 태도나 분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곤 했다. 결과는....자책과 함께 상대에 대한 안 좋은 감정만 남았었던...


꼭 기억해야겠다. 대화를 통해 내가 정말 얻고 싶은 것에 집중하라!!!

그러기 위해 내면의 목소리를 조절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말의 속도와 크기를 조절하는 연습을 하라고 한다. 오케이.


일단 멈추라. 당신의 진짜 기분을 인정하면서도 더 객관적인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한다.



대화의 원칙 HEAR <솔직함, 공감, 자율성, 복기>의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들도 소개하는데 특히 공감은 이제까지 쉽게 알고 있던 방법과 의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이해를 할 수 있어 나에겐 의미가 있었다.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흔히 상대의 말에 귀기울이고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쉬운데 책에서 제일 먼저 강조한 것은 "너 자신을 알라."였다.

자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파악하는데 애를 먹는다면, 다른 사람의 그것을 파악하는 것 거의 불가능하다고까지 이야기 한다.(p76) 또한 자신의 경험만으로 남을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고 상대의 행동이 자신만의 가치나 신념과 정반대라고 해도 그들의 눈으로 상황을 보려고 노력하라는 조언을 해 주고 있다.


내가 책을 읽으면서 비폭력대화가 가장 많이 떠오른 부분도 이 공감부분이다. 나의 느낌과 욕구, 신념과 가치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사실 가장 중요하고 나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그제서야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시작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말이다.


또 자율성과도 연결을 해보면 마치 전지자인냥 무조건 남을 이해하려고만 드는 태도도 사실 상대에겐 그리 달갑지 않을 수도 있다는... 그러면서, 자율성을 기억하는 것은 내면의 신념과 가치를 그대로 두는 것이 아니라 확인하고 조정하면서 나와 너의 행동의 변화까지 가져올 수 있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자율성은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놀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누군가가 우리를 통제하려고 한다는 느낌을 받느냐 안 받느냐는 우리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p87


우리 내면의 신념과 가치를 확인하고 조정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행동 변화는 불가능하다. p113


"대화의 태도"에 조금 더 정성을 들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적어도 내 말을 상대가 듣기 원한다면 말이다. 이런 애씀없이는 아무리 바른 가치나 선의라 하더라도 행동을 바꾸는데 까지는 미치지 못한다. 인간은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신념이 있고 그것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반감만 생긴다. 나 자신이든 상대이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여지를 주든 기다려 주든 해야 행동의 변화가 가능하다.


성장의 가장 강력한 원리는 인간의 선택에 있다.

_조지 엘리엇


HEAR 중 저자들이 가장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 복기(reflection)는

말하는 사람이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수치심을 줘서 변화하게 만들기보다는 상대의 핵심 가치와 신념을 발견해서 상대방 스스로 돕는 방법을 알아내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한다.


상대의 가지와 신념을 찾아내라니 굉장히 어려운 것 같지만 잘 듣기, 귀기울여 듣기를 하다보면 상대의 이야기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복기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책에서는 자녀와 부모의 대화를 예로 들어 일반적인 대화 상황을 복기로 바꾸어 연습할 수 있도록 제시했다.



2부에서는 대화의 상징 애니멀 서클을 소개하는데 간단한 응답으로 자신의 상징을 먼저 찾아 보라고 한다. 

티라노사우르스, 쥐, 사자, 원숭이로 4가지의 대화상징을 도입했는데, 대략적인 설명을 읽고는 순응의 쥐에 가깝지 않을까 싶었고 협력의 원숭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막상 점수화 해 보니 '원숭이'부분 점수가 다소 압도적이었다. 

무조건 원숭이가 좋다는 것은 아니고 각각의 상징들마다 장단점이 있었다. 그리고 내 대화의 상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은 상대에 따라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 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각각의 상징들의 강점을 키우고 약점을 대체하는 방법들이 뒤이어 소개되는데 원숭이의 강점은 상냥함과 친절함이지만 단점은 그로 인한 "균형을 잃음"이라고 한다.

직장에서건 부모로서건 사실 그렇다. 너무 좋은 게 좋다고 하다 보니 가끔은 나를 뭘로 보기에!라는 발끈을 유발하는 일이 생기기도 하고, 그 "균형"이 참 어렵더란 말이다.


저자들은 한 가지 유형에 집착하라고 하지 않는다. 가장 좋은 것은 이 네가지 대화의 상징 유형을 적재적소에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부모로서는 자녀에게 어느 정도 체계와 경계를 만들어 주는 사자 유형이 좋다고 한다.)


나와 상대의 대화 유형만 잘 파악해도, 상대의 핵심 가치나 신념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대화에 집중하는 연습만 해도 타인의 마음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내가 그렇게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 중이라는 것을 상대가 알아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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