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아빠의 특별한 고백 - 기발하고 포복절도할 사진 속에 담아낸 어느 딸바보의 유쾌한 육아기
데이브 잉글도 지음, 정용숙 옮김 / 더숲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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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9개월이 되어가는 아기를 키우면서 부쩍 육아 관련 서적에 관심이 많아졌다. 아이가 없을 땐 쳐다보지도 않았을 책들인데 이젠 모든게 아이 중심이 되면서 책 취향도 바뀌어버렸다. 그래도 이번에 읽은 <세계 최고 아빠의 특별한 고백>은 내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하더라도 한번은 펼쳐보았을 것 같고, 한번 열었다면 끝까지 읽었을 것 같다. 사랑스러운 여자아이가 있고 그런 딸을 애정으로 지켜보는 아빠가 있는 재미난 사진이 가득하니 꼭 육아서적이 아니라 사진집으로 분류하는 게 더 맞을 듯 싶다.

사진작가인 저자가 딸 앨리스가 태어난 후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자신의 재능을 쏟아부어 만든 이 사진집에는 기발하고 독특한 사진이 많다. 아니, 평범한 사진이 단 한장도 없다는 게 더 맞는 말일 것이다. 아기가 가스렌지 앞에서 요리를 하고, 비오는 창 밖에 아이가 있고 아빠는 이어폰을 끼고 방안에 있고, 세탁기에서 아이를 씻기고 있고, 맥주병을 쥐고 마시는 아이의 모습도 있고.. 책을 볼 때 되도록 순서대로 읽으려고 하는 편이라 뒷페이지를 성급하게 펼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데 이 책은 결국 뒤를 먼저 보았다. 딸의 머리를 밟고서 전구를 고치는 아빠의 모습을 보고.. 합성이었다! 설마설마하며 보던 사진들이 지인의 도움을 받아 아이를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집중시키고, 무수히 많은 커트 속에 베스트컷을 찾아내고, 무엇보다 아이가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배려해가며 만든 작품들이었다.

사진에는 거의 안 나오고 글 속에 자주 등장하는 저자의 부인이자 아기엄마인 진이 주한미군이라 서울에서 잠시 생활할 때의 사진은 특히 좋았다. 고추장, 막걸리, 김치, 강남스타일 등 한국 독자들이라면 누구나 사진 속에 조금씩 보이는 한글이 반가울 터.

우리가 흔히 찍는 아기 사진과 달리 여러 재미난 설정의 사진들이 앨리스가 나중에 커서 봤을 때 정말 특별한 선물이 될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 안전불감증을 부추기는(물론 안전하게 찍었겠지만 결과물을 봤을 때) 사진이나, 너무 장난스러운 모습들은 마냥 좋아보이지만은 않았다. 아빠의 일기는 진짜 일기인지, 소설인지 구분이 안 가서 같은 아기 부모 입장에서 백프로 공감이 가지 않아서 또한 아쉬웠다. 그래도 이제 아기 사진 찍을 때 뭔가 창의적인 발상을 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을 받을 수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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