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대 후반 웨스트버지니아의 한 탄광마을 콜우드에 평범한 고등학생 서니. 훗날 NASA에서 우주비행사를 훈련시키고 로켓 설계를 담당하게 된다. 월등하게 공부를 잘 했냐면 그건 아니다. 뒤에서 석차를 세는 게 더 빨랐다고 한다. 그렇다고 여학생에게 인기라도 많았냐면 그것도 아니다. 빅 크리크 고등학교 미식축구선수인 형에 비해 소심하고 숫기없어 좋아하는 여자에게 제대로 고백조차 못했다. 뭐 이건 그가 NASA에서 일하는 엔지니어가 된 것이랑은 상관없겠지만 어쨌든 그는 보통 고등학생 남자애였었다. 1957년 10월 5일 러시아가 우주를 향해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하기 전까지. 그 날 이후 소년은 로켓을 직접 만들어 쏘아올려 존경하는 베르너 폰 브라운 박사와 함께 일하는 꿈을 꾸게 된다.이 이야기는 마치 소설같이 읽히는데 사실 호머 히컴이라는 실제 인물의 회고록이다. 소년이 친구들과 힘을 합쳐 실제로 로켓을 만들어 수많은 실패를 겪으면서 한 단계씩 배우고 발전하는 이야기와 콜우드라는 탄광촌에서 살아가는 작업반장 아버지와 여러 광부와 마을 사람들 이야기가 큰 축을 이룬다.처음 책을 펼쳤을 때는 한 소년이 로켓 발사라는 꿈을 꾸고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대학에 가서 또 죽어라 공부해서 NASA에 들어가 미국 우주항공발전에 기여하는, 흔한 이야기 전개를 기대했다. 그런 것에 쉽게 자극을 받는 성격이라 이런 성공스토리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건 뭔가 이상하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콜우드 탄광촌 이야기가 세세하게 묘사되어 나의 기대와 어긋난 방향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었다. 처음엔 그런 부분이 별로 재밌지 않아 대충 읽었는데.. 이거 왠걸? 점점 콜우드 마을에 애정이 생긴다.로켓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고등학생들은 로켓을 만들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을 파고드는 게 아니라 실제로 부딪혀 로켓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러다 어머니가 아끼는 울타리를 부수기도 하고 예기치 못한 곳에 로켓이 떨어져 불호령을 맞기도 한다. 마을 사람들은 처음엔 위험하고 쓸데없는 로켓을 만든다고 야단을 치거나 코웃음을 쳤지만, 한없이 진지한 소년들에게 박수와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다.결국 우여곡절 끝에 전국과학경진대회에서 추진체부문 우승을 차지한 이야기에서 조금은 두꺼운 책은 마무리된다. 호머 히컴이 혼자 대표로 나가서 대회에서 우승하지만 '실제로 로켓을 만든 건 그와 친구들이었다'라고 하지만 내 생각엔 로켓을 만들어 쏘아올린 건 콜우드 마을 전체였다. 모두들 한마음이 되어 로켓보이들을 지지해주었고 몇몇분들은 실제 큰 도움을 주었다.책을 덮은 다음 마음에 남은 건 콜우드 탄광촌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꿈과 열정으로 로켓을 만들어 쏘아올린 소년과 친구들의 우정도, 탄광의 작업반장으로 탄광 자체를 사랑한 아버지도, 자폭만 하지 마라며 소년의 꿈을 지켜준 어머니도 다 멋있었지만 콜우드 마을 자체가 가장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