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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기가 궁금해요 - 아기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육아 실험 50가지
숀 갤러거 지음, 장정인 옮김, 이지연 감수 / 처음북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현재 만6개월을 갓 채운 아들을 키우고 있다. 첫 아이인데다 주변에, 친척 중에 아기가 있는 사람이 없어서 내 아기가 내가 처음으로 안아본 진짜 아기였다. 출산하고 조리원에 있었던 2~3주 동안은 젖먹일 때를 제외하고는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했고, 기저귀도 정 급할 때 아니면 내가 갈아주지 않았다. 너무 작고 여린 아기를 만지다 혹여나 실수라도 할까봐. 그러던 왕초보엄마가 180일을 잘 견뎌내고 이젠 아기가 좀 울어도 설거지를 마저 끝내고 걸레를 빨고 세탁기를 돌리고 와서는 달래주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아기를 키우는 동안, 이 조그마한 '사람'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하루에 얼마나 많은 걸 배울까 하는 궁금증이 늘 생겼다. 그러던 차에 접하게 된 <우리 아기가 궁금해요>. 아기를 대상으로 아기의 능력(신체발달, 인지발달)을 실험을 통해 알아본 책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 50가지인데, 개중에는 실험이라 부르기 뭣한 것도 종종 있긴 하다.
예를 들어 아기가 장난감을 잡는지 안 잡는지 보기 위해 아기에게 장난감을 가까이 가져가 보는 것. 과학실험이라기엔 너무 간단하지만 사실 아기의 발달상태를 알아보는 중요한 실험이긴 하다. 그리고 이렇게 책에 거창하게 나와있어서 그렇지, 사실 할머니들이 매번 아기에게 젓가락을 가져간다거나 인형을 가까이 주면서 가만히 있어보라고, 애가 어쩌는지 지켜보는 것과 똑같다.
책의 앞쪽에 나온 약간 단순한 실험보다 아기의 사회성과 관련된 뒷쪽에 나온, 좀 큰 아기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아기가 옹알이를 할 때 엄마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 때 아기가 좀더 옹알이를 길게 많이 한다는 걸 보고 귀찮아서 아기가 소리를 낼 때 대꾸를 잘 안 했던 걸 반성했다.
작은 사람인 우리 아기는 생각보다 더 무한한 가능성과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긴 어두컴컴한 엄마 뱃속에만 있다가 갑자기 이 세상에 툭 튀어나온 아기가 이렇게나 빨리 적응하여 낮에 놀고 밤에 자고, 켜져있는 TV를 보고 하는 모든 것들이 아기의 능력 아닐까. 책에 나온대로 연령대에 맞추어 몇가지 실험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