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빠는 딸들의 첫사랑이었다 - 딸에게 물려주는 아빠의 아이디어 노트
이경모 지음 / 이야기나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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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을 넘기신 친정아버지께서는 나보다 4살 위의 오빠가 태어났을 때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셨다고 한다. 아기를 제대로 안아보지도 않았고, 밤중에 아기가 울면 여지없이 싫은 기색을 내비쳐서 엄마를 힘들게 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그 후로 딸인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는 엄마가 나를 안을라치면 어느샌가 아빠가 달려와서 나를 들쳐안고 일을 하시곤 했다는 것이다. 아버지에게는 아들보다 딸인 내가 더 사랑스러웠나보다. 그렇게 아빠에게 온갖 사랑을 다 받고 자란 나는 서른이 된 지금까지 다른 아빠와 딸들 사이보다 훨씬 돈독하고 친근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 우리 아빠와 같은 딸만 바라보는 또 한명의 딸바보 아빠가 있다. 이제 사회로 나가 아빠품을 벗어나게 되는 두 딸들에게 당부하고 조언하는 아빠의 아이디어 노트를 남겼다. 책 표지부터 노트처럼 디자인되어 있고, 총 50가지의 아이디어를 1,2,3 번호를 붙여놓았다. 꼼꼼한 아빠의 성격이 묻어나는 듯하다.

 

1장부터 5장까지 나누어져있는데 특히 1장이 가장 맘에 들면서도 가장 뻔했다. 가장 뻔하다고 말한 이유는 바로 온갖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다 모아놓은 듯했기 때문이다. 가슴이 뛰는 일을 찾아서 일단 저질러 보며 오늘 하루 지금 이순간을 소중히 충실히 살아서 차곡차곡 오늘을 모아 멋진 내일을 만들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9개의 아이디어인데 한개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자기계발서를 하나 만들어도 충분한 주제이다. 그만큼 범람하고 있는 자기계발서의 주제들을 짤막짤막하게 9개의 아이디어로 깔끔하게 편집해놓았다. 그래서 뻔하다고 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를 읽고 자극받기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하여는 이보다 더 좋은 노트가 없을 것이다. 몇번이고 책을 꺼내 한구절 한구절 읽으며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힘을 주니까.

 

1장을 읽고는 이 책 너무 뻔한 거 아니야? 라는 생각으로 살짝 폄하하려고 하는 순간 2장부터 나오는 아빠의 아이디어는 대기업에서 기획일을 전문적으로 했던 저자의 이력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해주었다. 그저그런 자기계발서겠거니 하면서 읽고 있는데 뭔가 참신하고 색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을 딸들에게 가르쳐주고 있었다. 틀에서 벗어나 밖에서 생각하라던가, 보는 방식을 바꾸면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거나, 생각의 구조화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아빠는 분명 보통 평범한 아빠들이랑은 다르니까.

 

중간 중간 실제 저자의 딸들의 사진이 실려있고, 진짜 딸에게만 전하는 편지도 실려 있어 참 따뜻한 가정이군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으로 보이기도 하여 굳이 사진은 안 실어도 안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책은 꼭 딸들에게만 전하는 세상살이의 노하우가 아니라 세상을 먼저 산 인생선배로서 인생후배에게 들려주는 아이디어로, 생각의 틀을 바꾸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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