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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회계학
하야시 아쓰무 지음, 오시연 옮김, 김성균 감수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대학을 경영학부로 진학을 했다. 1학년 때는 학부생이지만 2학년이 되면 경영학과와 회계학과로 과가 나누어진다. 1학년 때 '회계학기초'라는 과목을 들었는데 어찌나 딴나라 말을 하는 것처럼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결국 F학점을 받게 되었다. 고등학교에서 '상업'과목을 들었다는 친구는 꽤나 잘 알아들었는데 말이다. 그 때 나와 회계는 인연이 아닌가보다, 라는 생각으로 회계학을 지레 포기해버렸고 꼭 들어야 하는 필수과목만 어쩔 수 없이 건성으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거 몰라도 사는 데 지장없다고 큰소리 뻥뻥 쳤었는데, 막상 회사 생활을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무슨 일을 하던지, 회사의 돈이 어디서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알아야 실무를 추진할 수 있었다. 뒤늦게 회계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도, 시간도 없어서 대충 눈치로 떼워나가고 있었다.
얼마 전 <회계학 콘서트>라는 책이 있다는 걸 알고 한 번 읽어볼까, 하다가 읽지 못했었다. 굳이 어려운 걸 굳이 배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실제로 회사에서 '회계'업무를 직접 맡게 되었다. 일은 어떻게 처리해나가고 있지만 기본지식이 없으니 뜬구름 잡는 것 같은 기분은 어찌할 수 없던 차에 <만만한 회계학>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제목처럼 만만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회계학'이 만만할 수는 없으니까. 라면가게와 장어덮밥가게의 이익을 따지거나 호텔의 객실요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거나 하면서 실생활과 근접한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설명해주는 부분은 이해하기 쉬워서 좋았다. 그리고 경영자에게 필요한 회계 정보에 대한 이야기들은 왠지 모르게 나를 자극하기도 했다.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곳도 자금 사정이나 내년의 사업전망에 전반적인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라서, 경영자가 아닌 실무자의 입장에서 경영자에게 올바른 정보와 기획안을 제시하고 싶은 욕심이 났다. 능력있는 직원이라는 평도 받고 싶고, 실제 우리 회사를 위한 일을 하고 싶기도 하고.
대학에서 배웠던 '관리회계'나 '원가회계', '재무회계' 등 회계의 개념과 쓰임새 등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고, 그 숫자들이 끝이 아니라 그 숫자들을 제대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 항상 새로운 걸 받아들이고 좀 더 공부하고 싶어지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는가보다. 이 책도 좋은 자극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