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전쟁처럼 - 패배를 굴복시킨 처칠의 오만한 비전
앨런 액슬로드 지음, 구세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제목 참 멋있다. <인생, 전쟁처럼>. 하나뿐인 인생, 전쟁처럼 휘몰아쳐서 시원하게 한방에 확 끝내버려라? 이런 뜻인가? 책 표지에 흑백사진으로 실려있는 불독같이 생긴 인물도 제목의 이미지와 똑같았다. 거만하고, 오만하고, 독불장군처럼 우직하게 자기 앞길만 보고 갈 것 같은,,, 그러나 가족에게는 어쩌면 한없이 인자하고 따스한 할아버지나 아버지일 수도 있을 것 같은,,, 그러나 또 한편으로 부인이나 자식에게도 이런 표정을 지으며 가부장처럼 집안에서 군림할 것 같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많은 이미지를 담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 이름하여 바로 윈스턴 처칠!! 나는 처칠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패배를 굴복시킨 처칠의 오만한 비전"이라는 책 표지 속 문구와 멋들어지게 폼잡고 있는 인물사진만 보고 이 책을 덜컥 골랐다. 처칠은 어떻게 성공하였나, 궁금해서. 하지만 처칠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 나의 생각은 아주 커다란 착각이었다. 철의 여인 대처를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사실 나는 처칠을 하나도 알지 못했던 것이다. 이 사람이 뭐하는 사람인지도 정확히 모르면서 단지 이름은 줄기차게 듣고 자랐다는 것. 그거 하나 뿐이었다. 그런 무지를 깨달으면서 이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영국의 장관, 기자, 역사학자, 장군, 작가 등등 다양한 분야에 다양한 재능을 보이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처칠은 사진에서와 마찬가지로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사람이다. 이 책은 처칠의 인생을, 저자가 생각하는 성공을 위해 필요한 요건들에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연대별로 사건을 설명하고 있지 않다. 1차 세계대전 중의 사건들을 거의 알지 못하는 나에게(많은 사람들에게) 분명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이 너무 많았다. 미국 사람들에게 우리나라의 임진왜란 중의 이순신장군의 리더십을 설명하면서 노량진해전 중에, 명랑해전 중에... 이런 말을 써서 얘기하면 과연 그들이 한번에 알아들을 수 있을까? 그래서 솔직히 책이 쉽게 읽히진 않았다. 그리고 제목 그대로 인생을 전쟁처럼 살다간 처칠이다 보니 그의 성공요인들이 가슴에 팍 와닿으면서 아하! 하며 무릎을 치게 만들지 못하는 것들도 꽤 많았다. 현실적이고 정에 이끌리지 않고 사리분별을 가려 판단하는 이성적인 모습들이 옳다고는 생각하면서 단번에 따라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 책은 나중에, 내가 처칠에 대해서 좀더 공부하고 난 다음에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1차 세계대전 중에 세계 역사, 그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각국의 현실들을 자세히 알고 나면 긴박한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처칠의 사고와 심정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가끔 내 수준을 넘어서는 책을 만나면 물론 조금 답답해지기도 하고, 진도가 안 나가기도 하지만 조금 더 깊이 파고들어가고 싶은 지식욕을 자극시켜 줘서 참 신선하고 좋다. 그나저나, 나도 이렇게 멋들어진 사진 한 장 후세에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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