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라 브라바! - 기대해도 좋을 내 인생을 위해
아네스 안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프린세스 라브라바>는 8명의 여성들이 세계를 무대로 열정과 꿈을 가지고 도전하고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인 아네스 안이 미국에서 만난 8명의 여성들은 나이도 제각각, 과거의 모습도 제각각이지만 현재 누구보다 반짝반짝 빛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자의 전작인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을 서점에서 몇번이나 만지작거렸던 기억이 있던 나는 두루뭉실한 이야기보다는 실제로 성공한 사람의 스토리를 읽는 것이 나에게 더 자극이 되겠다는 생각에 이 책은 바로 손에 넣게 되었다. 특히나 여기 나오는 주인공들 중 한 명은 나와 이름이 똑같아서 더 자극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곡가 조이 손, 파티플래너 유니스 배, 유엔 행정직원 정한나, LA검찰청 공보관 신디 신, 갤러리 큐레이터 박설빈, 카지노 호스트이자 마케팅 이사 최윤정, 플로리스트 낸시 전, 크리에이티브 디자이너 송지연.
 
나는 예술과는 무관한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음악, 미술, 체육을 지지리도 싫어하고 못했었다. 지금도 노래를 듣는 것만 좋아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은 싫어하고, 그림과는 인연이 끊어진지 오래됐다. 그래서 예술인들의 성공 스토리는 읽어도 큰 감흥을 받기 어려운 것 같다. 그들의 타고난 예술감각은 나에게는 없고, 그 감각을 표현해내서 성공으로 향하는 그 여정은 나와 거리가 멀어서 말이다. 그래서 나는 이들 8명 중 특히 유엔 행정직원 정한나와 검찰청 공보관 신디 신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한 나라의 정부에서 일하는 공무원들도 각자 나름의 맡은 일로 책임을 지고 일하고 있는데, 전 세계의 정부라는 유엔에서 일하고 있는 겨우 20대 중반의 정한나는 무슨 심정으로, 어떤 각오로 하루하루 일을 하고 있을까...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나도 물론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꿈이 컸었다. 외교관이 되고 싶기도 했고, 국제기구에서 일을 하고 싶기도 했다. 자원봉사와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국제 긴급구호 전문가 한비야의 이야기를 읽을 때마다 가슴에서 뭔가 솟구쳐 올라 나에게도 이런 뜨거운 열정이 있었나 하고 잠깐씩 느낄 때도 있었고, 좋아하는 소설인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에 나오는 유엔 직원들의 이야기에 꿈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 '현실'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 지금 부끄러운 마음에 키보드 위를 움직이는 손이 멈칫멈칫거리고 있다. 결국 현실은 내가 만들고 있는 것인데.. 그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그런 큰 꿈들은 '당연히' 포기하고 현재의 삶에 그럭저럭 만족해가며 살고 있다. 그렇지만 '정한나'는 달랐다. 국제기구에서 일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차근차근 열심히 노력해서 결국 성공해버렸다.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해보면 그녀는 진짜 '평범한' 그녀는 아니었던 것 같다. 선교사인 부모님을 따라 어릴 때부터 러시아와 이슬람 국가 등에서 이방인으로 살았다는 그녀는, 그녀 입장에서 보면 외롭고 힘들었던 시기이겠지만, 외국 땅 한번 밟아보지 못한 진정 '평범한' 나를 포함한 여러 사람들에게는 그것 또한 특혜라고 생각한다. 삐딱하다고 뭐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그래서 '그녀와 나는 시작부터 달랐던 거야.'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했다. 그래도 어쨌든, 세계를 무대로 국제 영토에서 일하고 있는 어린 나이의 그녀가 대단하고 멋져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러우면 지는 건데, 난 벌써 그녀에게 졌다.
 
아네스 안은 8명의 그녀들을 직접 만나 같이 움직이며 그녀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서 생생한 인터뷰를 했다. 그 이야기들 속에 갖가지 좋은 이야기들을 섞어 놓았는데, 가장 맘에 드는 이야기는 바로 이것이었다. SB D 갤러리 큐레이터 박설빈 편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겨우 열일곱살인 클리프 베이어라는 미국 펜싱 챔피언 소년이 어떻게 모든 챔피언쉽을 다 휩쓸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했는데, 그 대답이 무엇인고 하니.... "Because I wanted more." 내가 더 원했으니까.
내가 더 원했으니까. 내가 더 원했으니까. 내가 더 원했으니까.....
 
내가 정말 원하고 원하는 일은 무엇인가?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대한민국 안의 작은 도시 안에서도 살아가기 힘들어 바둥바둥거리고 있는 내게 드넓은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능력을 한계를 넘어까지 펼쳐보이는 그녀들에게 '지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내 꿈과 목표와 열정을 다시 가다듬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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