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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 감성포엠에세이
더필름 지음 / 바다봄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 책 제목만 보고 얼른 선택했다. 누군들 사랑해보고, 아파보고, 다시 시작해보지 않았겠는가. 나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이상하게도 유독 나는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어떤 이들은 한번 상처받고 나면 다시는 사랑하지 못하겠다며 오랫동안 지나간 사랑을 끌어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못하기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그 반대였다. 상처받고 나면 그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얼른 새로운 사람을 찾아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해서 지나간 사랑을 잊어버리려 했다. 다행히 좋은 사람을 만나면 그 상처는 스리슬쩍 덮어지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새록새록 기억이 나게 마련이다. 물론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는 그 말을 못하지만. 불행히도 새로 만난 사람이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상처는 오히려 배가 되고 만다. 그렇게 나는 상처를 치유하는 듯하지만, 결국 상처를 그냥 가슴 속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을 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가슴 속에 묻어 있는 상처를 들춰내어 솔직하게 들여다보았다. 나같은 바보들이 이 세상에는 참으로 많았다. 특히나 읽으면서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글 하나. "우리는 너무 사랑했기에 헤어졌습니다". 그냥 좋아했으면 오래도록 만날 수 있었던 사람을 너무너무 사랑했기에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는..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그 사람을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그 사람은 그 사람이 원하는 나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결국 서로 서로 원하는 대로 바뀌어질 수 없었기에 실망하고 아쉬워하며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나도 그랬던 기억이 있는 것 '같다'. '같다'라고 불확실한 표현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오래 전 기억들이라 아픈 마음만 남아 있고, 그 이유나 정확한 그 때 그 사연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다. 어쨌든 이 글을 읽으면서 맘에 와닿고 맘이 땡기는 것은 비슷한 경험이 있었던 것이리라.
이제는 그렇게 사랑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유행했던 드라마 속 대사 "내 심장이 단단해졌으면 좋겠어." 삼순이가 했던 말이다. 그 대사가 그 당시에는 어려서 잘 몰랐으나, 요즘에는 자꾸만 되새겨진다. 나도 내 심장이 단단해서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점점 더 무뎌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 내 옆에 있는 사람은 아마도 나에게 상처주지 않으리라고 믿고 있는 만큼, 더는 이 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마음 상태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이 큰 감흥을 가져다 주지는 않았다. 이런 류의 책이 많이 출판되어서 그런가. 앞으로는 밝고 맑고 고운 사랑의 노래만 부를 수 있도록 마음 단단히 먹고, 지금 옆에 있는 사람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