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가 행복할까? 패리스가 행복할까? - 서른 살 여자 연우, 리얼한 행복을 찾아 나서다
황선희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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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가 행복할까? 패리스가 행복할까?

이렇게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는 책이 있다. 누가 행복할까? 책제목을 읽자마자 든 생각은 답이 너무 뻔하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오프라 윈프리가 더 행복한 거 아니겠냐고.. 그런데 다시 한번 돌이켜보니, 어쩌면 패리스 힐튼도 자기 나름대로는 행복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사자가 아니라면 누구도 남의 행복과 불행을 함부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 않겠나.. 우리가 보기에 생각없이 행동하고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흥청망청 마음대로 사는 부잣집 철없는 아가씨인 것 같지만,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의 고충도 있을 것이고, 생각도 있을텐데. 이렇게 먼 나라(?)의 여성 자기계발서의 책 제목으로 등장한다는 걸 그녀가 안다면 과연 기분이 좋을까. 이래서 괜히 그녀가 덜 행복한 건 아닐까 라는 미안한 마음까지. 
 

어쨌든 이 책의 첫인상은 그랬다.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으나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배려하지 못하는 착하지 못한 책. 나한테는 그랬다. 그럼 그런 도발적인 책제목 아래 말하고자 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을까? 찬찬히 읽어보았다. 책에는 서른 살 연우가 나온다. 그녀는 작은 까페를 열겠다는 꿈을 가지고 평범한 직장을 때려치우고 나와 여의도의 한 커피전문점의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데 어느날 애인에게 차이고 만다. 그것도 그녀가 차려고 하기 일보직전에. 그녀의 남자친구가 얘기하는 이별의 이유는 좋은 여자인 너보다 멋진 여자인 그녀를 선택하겠다는 것. 여기서부터 그녀의 고민은 시작된다. 좋은 여자와 멋진 여자의 차이는 무엇일까? 여자를 어떻게 구분지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멋진 여자가 될 수 있을까? 등등. 그녀는 대학 때 믿고 의지했던 선배에게 메일을 보내서 물어보기로 했다.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논스톱>, 예능 <일요일 일요일밤에>의 많은 코너들을 집필했던 이 책의 작가는 이 땅의 수많은 여자들이 자신이 어떤 여자인지를 알고, 멋진 여자, 위대한 여자를 목표로 삼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서문에 밝히고 있다. 의도는 좋았으나 솔직히 구성이나 문장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와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설문조사를 하게 되고 그 결과를 일일이 설명해주고 더 파고들어가는 방식이 이 책의 기획의도를 위해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것 같아 아쉬웠다. 좀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방법도 있었을텐데. 그리고 반복되는 단어나 문장의 나열이 거슬리기도 했다. 정통문학이 아니기 때문에 그 정도를 바라면 안 되는 걸까.

구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향해 열정과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고 실천하며 용서와 희생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지닌 그런 여자가 되어라.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다.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현실에 안주하고 그저 평범한 여자만 되어도 세상 사는데 별 무리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무책임하게 나를 내버려두고 있는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해본다. 나도 멋진 여자, 위대한 여자가 되어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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