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아는 여자 2030 취향공감 프로젝트 1
김정란 지음 / 나무수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 슬프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야구를 알고 즐기면서 보면서 롯데를 응원하려 했건만 내가 <야구 아는 여자>를 읽고 있는 도중에 롯데는 1차전에서 승리하고도 세번 연거푸 패하는 바람에 결국 이번 시즌을 마감했다. 내가 응원하면 지는 건가....
요즘 TV에서 오합지졸 연예인들이 모여 야구를 하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야구에 관심없는 나도 몇 번 봤는데 꽤 재미있었다. 이 참에 나도 야구에 관심 좀 가져봐? 라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내 눈에 띈 책 한 권. 바로 <야구 아는 여자>였다. 야구선수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고 있는 아가씨의 모습이 유치찬란하게 그려져 있는 이 책이 책 자체로서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아마도 이 책은 아까 말했던 연예인 야구 프로그램의 인기에 편승해서 나온 게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긴 했지만 이 세상의 야구를 잘 몰라 슬픈 여자들에게 한줄기 빛이 된다면야. 그 여자들 속에 나도 포함. 그리고 혹시나 알까? 겉으론 알은 체 하지만 사실 야구를 잘 모르는 남정네들에게도 은근슬쩍 도움을 줄지도.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 '야구 늦둥이'를 위하여. 야구의 기본 상식들을 알려주는 친절한 코너이다. 2부 - 입맛대로 취향대로 야구 맛들이기. 미국 야구를 보겠다는 것도 아니요, 일본 야구를 보겠다는 것도 아니니 기본 야구를 알았다면 이제 그것을 적용할 우리나라 프로야구에 대해 알아야 할 것 아닌가. 프로야구 구단과 감독, 선수들에 대한 맛깔나는 소개가 실려 있다. 3부 - 야구 ENJOY 올 가이드. 프로야구의 한 시즌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가르쳐주고, 실제 야구장에 가서 잘 할 수 있도록 팁을 알려준다. 4부 - 야구로 통하는 여자가 섹시하다. 이제 야구의 기본 룰을 알게 되면 조금 아는 눈으로 봤을 때 잘 이해 안 되는 장면들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 의문을 해소해주고 야구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이 마지막으로 소개되어 있다. 

다 알차고 영양가 있는 정보이지만 아무래도 나처럼 야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는 1부가 가장 요긴하게 읽혔다. 다소 지루할 수도 있지만(세상에 모든 '공부'라고 하는 것들은 지겹지 않을까? 1부는 아무래도 공부의 성격이 강하다.) 꼼꼼하게 읽으면 그만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야구지식이 풍부하다. 1부를 나름 소화했다면 어디 가서 "나? 야구 아는 여자야~"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그 소리를 하려고 그렇게 열심히 책을 읽고 있었더니만 롯데가 져버렸다...............................

일러스트들도 상당히 재밌고, 문체도 유쾌하다. 실로 <2030 취향공감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이름을 걸고 나올만한 책이었다. 책 날개에 보니 <축구 아는 여자>도 출간예정이라고 하는데 이 책도 꼭 읽어봐야 겠다. 박지성은 좋아하지만 축구는 모르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어디 있단 말인가...... 바로 여기, 나... 

참, 예전에 재미나게 읽었던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다시 읽어보면 좋겠다. 제목 그대로 프로야구 초창기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활약(?)을 아주 중요한 소재로 삼고 있는데 야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중에도 소설이 아주 재밌었던 걸 보면 야구를 아는(풋!) 지금 다시 읽으면 완전 배꼽 잡고 무너지겠지?
오랜만에 유익한 책을 읽어서 몸과 마음이 다 꽉 찬 느낌이다.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