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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사
세계역사연구회 지음 / 삼양미디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를 떠올려보면 한 단원의 가장 첫 부분에는 그 당시의 세계 정황이 나오고 그 후에 당시 우리나라의 상황을 개괄적으로 설명해놓은 것이 생각난다. 너무 두루뭉실하게 유럽에서는 르네상스 시기였다, 그리고 그 때 우리는... 이런 서술방식에 도대체 우리나라 역사를 공부하는데 왜 세계 역사를 한 두줄로 알아야 하는가 의문이 있었다. 우리나라 역사만 해도 외워야 할 왕, 사람 이름, 연도, 지명 들이 넘쳐나는데 상관도 없는 세계사를 알아야 하는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리석은 질문이었던 것 같다. 나 혼자만 사는 세상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사람끼리만 사는 세상도 아니므로 세계의 다른 나라와 우호적 혹은 적대 관계를 만들며 그렇게 살아야 하는데 그걸 몰랐던 것 같다.
지금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누가 대통령이 되었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외교 전략이 바뀌고 있지 않는가.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제는 더더욱 문을 닫아걸고 우리끼리만 잘 살자는 얘기는 통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세계 정세를 읽는 눈이 필요하다. 지금의 정세를 읽기 위해서는 그 전 역사부터 하나하나 찬찬히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세밀하게 알지는 못해도 '상식으로 알아두어야 할'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사>를 펼쳐들었다.
책을 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마치 세계사 교과서 같다는 생각이었다. 사진 많고 읽기 쉽고 흥미가 생기도록 유발하는 잘 만든 교과서 같았다. 그래서 약간 실망하기도 했다. 나에겐 교과서가 아니라 술술 읽혀나가는 큰 사건 위주의 세계사가 궁금한데 이 책에는 문명의 발생부터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고대문명이 어디서 발생했는지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데 말이다. 하지만 제목 그대로 '상식' 수준에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정말 교과서 마냥 지루하게 말이 길지는 않았다. 딱 알아야 할 부분만 알려주는 것이다.
'고대문명의 발원, 아시아' 편에서는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 등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은 우리에게 친숙한 <삼국지연의> 속 내용에 나오는 삼국시대, 남북조시대 등과 국사시간에 배운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역학관계 덕분에 쉽게 읽혀졌다. 미리 알고 있는 내용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찬찬히 정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사람은 아는만큼 보인다고 하는 말처럼 내가 알고 있는 부분에는 조금 더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근대, 근세 유럽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이므로 조금 어렵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읽어나가다 보면 큰 그림이 그려졌다. <다빈치코드> 같은 팩션을 읽을 때면 남들보다 이해력이 떨어지는 건지 어려움을 느끼곤 했는데 그것은 내가 역사적 배경지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다 읽은 지금 그런 팩션을 다시 한번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잘 이해하면서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사'는 만들어지고 있다. 현재가 모여 미래에는 과거가 되는 것이니까. 그 세계사에 우리나라가 조금 더 큰 역할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도 생긴다. 그 수많은 나라들 중의 한 나라가 아니라 가장 중요한 나라 중의 한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건 내가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겠지? 수많은 챕터로 나누어진 이 책을 읽고 나면 관심 가는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어 다른 책을 스스로 찾아들고 있을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나는 영국의 처녀왕 엘리자베스1세 에 관한 책이 어떤 게 있나 인터넷을 검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