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버트 라이시의 1대 99를 넘어 - 부의 불평등을 바로잡는 11가지 액션플랜
로버트 라이시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로버트 라이시 가라사대
로버트 라이시.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경제학자이며, 버클리대 교수다.
그리스 위기, 금융 위기 등 굵직한 경제에 빼죽 빼죽한 비판을 찔러 넣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
진보경제학자는 당연히 대부분 월스트리트에서 일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서 이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무시하곤 한다.
특히,
진보 경제학자가 월스트리트를 깔 때,
탐욕을 붙잡고 일장연설을 한다.
Greed is not good!
탐욕을 없애야 한다!
그렇지 탐욕은 나쁜데.
월스트리트 작동 엔진은 탐욕인걸.
이들한테 박애 정신으로 일하라고 하기도 참.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생각을 했다.
성인비디오 업계 사람들한테 '당신들은 색마구니가 꼈어! 금욕하시오.'라는 꼴이다.
물론 이 사람들이 성범죄를 저지르면 당연히 범죄자들의 전'성기'를 '거세'게 꺾어놔야겠지만.
수수한 성인 양들까지도,
성인비디오업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화학적 현자로 만들 순 없잖아?
.
라이시의 월스트리트 비판은 현실적이다.
근본적인 큰 그림을 본다고 느낌.
.
과도한 탐욕이 문제가 아니다. 월스트리트에서 탐욕을 뺀다면 무엇이 남겠는가? 문제는 월스트리트가 과도하게 영향력을 휘두르는 것이다. 연방 정부와 긴밀하게 유대관계를 맺고 미국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이 막강한 산업으로 꼽히는 월스트리트는 세계관과 금융상 이익이 같은 재무부 장관과 경제고문을 자주 배출해내고, 의회를 움직이는 핵심 인물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다.
.
동의합니다!
이런 라이시가 1대99, 상위 1%와 나머지 99% 사회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할지 기대된다.
.
.
.
.
.
.
.
#목차를 스윽
목차를 보자.
1부는 조작된 경제 게임.
신자유주의 위에 세워진 미국경제가 삐걱삐걱한 것을 얘기하며,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살펴본다.
.
2부 역행주의자의 부상
역행주의자란 건전한 보수와 다른 보수,
우리로 따지면 까스통 할배로 대변되는 수구 꼴통을 의미한다.
보수가 사회의 전통가치를 지킨다고 정의하면,
이 역행주의자들은 그 전통가치를 달성하기 이전의 귀축마도의 불구덩이로 사회를 끌고 가는 물귀신들을 지칭한다.
이들을 감정적으로 죽이네, 살리네! 차원이 아닌 이들의 전략, 목표를 분석하여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
난 역행주의자들에 대한 분석이 무척 흥미로웠다.
이들의 행태는 우리네 정치권이 자기들의 아름다운 꿀단지에 누가 손데려고 할 때,
사용한 전략과 비슷하네.
.
3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인제 알 거 다 알고 머리도 컸으니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요?
이젠 어른이잖아요.
진보적인 운동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투표자로서 무엇을 요구할지.
시민으로서 어떤 행동을 취할지 등.
.
전반적으로 읽을거리가 많더라.
진보 패널에 서서 경제에 관해 토론을 할 일 있으면 토론 참석 전 몇 번씩 읽고 들어갈 것이다.
진보경제를 말할 때 받을 만한 공격 거리 하나하나에 대한 예방 접종을 아프리카 여행 전 맞아야 하는 숫자보다 더 많이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분배, 성장, 공공부문, 복지, 사회 안전망, 노조, 생산성 등 이런 얘기들에 대해,
시가 한 대 태우며 제임스 본드처럼 여유롭게 세련되게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
.
.
.
.
.
.
.
#역행주의자들, 발목을 잡지 말아줘
역행주의자들은 진보적인 방향으로 가는 사회의 발목을 잡고 늘어진다고 한다.
이들은 세 가지 전략을 취한다.
역행주의자들은 결국 정치를 하므로 어떻게 보면 극단적인 보수 결집하는 마법의 비법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키워드로 하면,
사회진화론,
도덕성 뒤집기,
분열시키기.
.
.
.
사회진화론
예일대학교 정치 및 사회학 교수인 윌리엄 그레이엄 섬너의 주장이 미국인의 사회사상을 지배했다.
섬너가 사용했던 적자생존을 뜻하는 사회진화론을 주장한다.
.
섬너 또한 나태하고, 꿈도 야망도 없고, 비효율적이고, 어리석고, 무분별한" 사람들을 지원하는 것에 반대했다. 100년 이상 전에 그는 "백만장자는 인구 전체에서 특정 임무를 달성하는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자연선택의 산물이다. (…) 자기소유뿐 아니라 타인이 맡긴 재산을 포함해 백만장자의 수중에 재산이 모이는 원인은 바로 그렇게 선택받았기 때문이다. (......) 그 들은 사회에서 자연적으로 선택받은 대리인으로 인정받아 마땅하다"고 하며 그들이 호화스러운 생활을 하지만 그 정도 대가는 사회를 위해서도 좋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그레이엄 섬너(19840년 1910년) 양반이 한 얘기.
.
쉽게 말해 요사이 젊은이들은 근성이 없어서 안 돼 라는 말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다.
사회에 적응 못 하니 도태된다.
열정페이의 정당성을 제공하고,
가라 중동으로 낙타를 타고 저 드넓은 사막에서 꿈을 펼치라는 이론과 일맥상통하며,
너희가 취업이 안되는 것은 근성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논리다.
.
저자가 이 논리에 대해서는 단 1초도 빨갱이라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는 보수의 전설인 아이젠하워가 집권 후 한 것으로 대응한다.
그는 최고 소득자에게 부과한 한계소득세율을 91%까지 인상하였다.
그리고 사회보장제도를 확대,
국가방위교육법으로 공공교육을 늘리고,
1964년 민권법,
1865년 투표권법까지 통과시켰네.
당시 보수층은 이런 거 하면 파시즘, 사회주의, 적자 재정,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경제가 파탄 날 것이라고 했거든.
근데 결과는 반대로 좋았다고 한다.
아주 호시절이었다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중산층이라는 것이오.
복지를 사람들 불쌍하니 눈물 글썽을 호소하며 ‘잘해주자’ 만이 아니고,
중산층이 살아야 진짜 경제가 산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
.
.
둘째, 도덕성 뒤집기.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기 전략.
갑자기 떠오른 것은 채동욱 전검찰총장 게이트!
원세훈 전국정원장 선거법 위반으로 청와대와 파이팅 자세를 취했다가,
난데없이 혼외자식 도덕성 논란으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링에 끌려내려온 것.
개인의 도덕성을 더 부각해 대중의 이해를 왜곡시키는 전략.
.
미국도 비슷한 사례가 있고 하도 물불 가리지 않는 전략을 하다 보니,
미국에서 정치라는 동전 10개는 손쉽게 옆면으로 세울 정도로 균형 감각을 가진 정치 옵저버 노먼 온슈타인과 토마스 만은 급기야 이렇게까지 개탄했다.
.
깅리치(역행주의자의 아이콘)가 고삐를 풀어놓은 세력은 당의 기본 방침에 전반적으로 존재하던 예의를 모조리 파괴했다. 워싱턴에 반대하는 극단적이고 증오에 가득 찬 분위기를 티파티 활동을 통해 조성했고, 온건한 공화당원들을 의회 밖으로 쫓아냈다.
.
유승민 의원이 떠오른다.
실제로 온건한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4월 의원 교섭 단체 연설’을 들었을 때 이런 양반도 있구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곧 목이 댕강하네.
.
.
.
셋째, 분열시키기.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먹히는 전략일 걸.
.
역행주의자들은 국민을 분열시켜 정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앞에서 설명했듯 노조 근로자를 비노조 근로자에, 공무원을 일반인 근로자에, 본토박이 미국인을 이민자에 맞서게 하는 것이다. 또한, 메디케어와 사회보장 연금을 받을 나이가 되어가는 근로자를 이 프로그램들이 자신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믿는 젊은 근로자에 맞서게 하고, 중산층을 빈곤층에, 심지어는 종교적 보수주의자를 세속주의자에 맞서게 한다.
.
.
.
근데, 왜 이따위 눈에 뻔히 보이는 전략이 성공하는가?
저자가 생각하길.
.
그러나 수단을 총동원하는 역행주의자들의 전술과 사회진화론이 그토록 흡인력을 발휘할 수 있는 까닭은, 민주당이 일반 국민의 필요를 층족시키는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부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세계화, CEO들의 엄청난 보수, 대량 해고, 소득하위 90%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임금 감소, 석유굴착 장치의 폭발, 월스트리트의 불법 행위, 건강보험료의 엄청난 인상 등 그 증거는 무궁무진하고, 이러한 단편적 사실에서 손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과도하게 자주 방어적 태도를 보이며 싸워 보지도 않고 지레 역행적인 요구에 굴복하고, 역행주의자들의 엄청난 거짓말을 너무 오랫동안 논박하지 않고 있다.
.
갑갑해진다.
.
.
.
.
.
.
.
#그래서 로버트씨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
물론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핵심을 추리면 강준만 교수의 <싸가지 없는 진보>에서 언급한 일발 역전 방법과 일맥상통한다.
.
이러한 엄청난 거짓말에 휘말리지 않고 맛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엄청난 진실을 사정없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든 진실로 단단히 무장해야 한다.
.
진정한 지도력을 발휘하려면 자신의 이념적 거품을 깨야 한다. 함께 대화하는 사람 대부분이 자신과 의견이 같다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정 주제에 대해 서로 의견이 다르거나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
.
이 책을 친구에게 읽게 하고 나서 책의 내용을 놓고 친구와 토론한다.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나 좀 더 범위를 넓혀 주나 나라에서 진보적 변화를 이룩할 수 있는 ‘활동 계획을 함께 개발할 뜻이 있는지 묻는다. 생각이 비슷하고 유용한 사람들을 집단으로 끌어들이고, 유사한 임무를 추진할 의향이 있는 다른 집단이나 조직을 찾는 임무를 맡긴다. 진보주의의 변화는 항상 이런 방식으로 이루어져왔다.
.
그리고 그의 기본적인 선택에 관한 마지막 조언은 다음과 같다.
.
미국이 진보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는 국민이 자국 경제와 민주주의가 이상에서 멀리 벗어난 현실에 윤리적으로 분개하고 분개를 넘어서서 진정한 개혁을 향해 나아가는 데 헌신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에는 국민의 분노와 헌신이 다시금 필요하다.
.
이 책을 읽고 나면,
‘우와, 나 같은 정치 문외한이도 이제는 술자리에서 한 마디 거들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이 책 대단한데….
보수에는 균형감각을 진보에는 세련미를 갖출 수 있게 해주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