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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동서대전 - 이덕무에서 쇼펜하우어까지 최고 문장가들의 핵심 전략과 글쓰기 인문학
한정주 지음 / 김영사 / 2016년 6월
평점 :
오랫만에 내가 원하는 방향의 글쓰기 책,
아니 정확히는 글쓰기를 둘러싼 인문학 책이라고 해야하나.
글쓰기 인문학 책이라고 해야하나.
글쓰기 책을 꽤 많이 읽었었다.
초반에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 읽었다면,
후반에는 나만의 글쓰기 스타일에 목이 말라 읽었었다.
그래서,
다양한 작가들의 글쓰기를 소개한 책들에 눈이 많이 갔다.
최근에 접한 글쓰기 동서대전은 딱 내가 원하는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글쓰기 기술보다는 글쓰기 철학에 가깝다..
우선,
목차로 위대한 문장가들을 만나보자.
책은 문장가들의 글쓰기 타입을 9개로 분류하고 각각 4명을 비교한다.
책 한권으로 총 36명의 문장가를 수평, 수직적으로 비교하며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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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동심의 글쓰기 : 천하의 명문은 반드시 동심에서 나온다
18세기 조선을 강타한 무목적의 글쓰기 _이덕무
유교반도의 운명, “내 책을 불사르고 감추어라” _이탁오
작은 어른에서 완벽한 인간으로, 어린이의 발견 _루소
낙타의 굴종, 사자의 투쟁, 아이의 창조 _니체
2. 소품의 글쓰기 : 반 페니 은화처럼 작고 반짝거리는 글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벼룩과 성호의 이 _이익
찰나의 미학에 사로잡힌 패트론 상인들 _바쇼
인간 장사에 대한 노여움에서 서호의 몽환적 풍경까지 _장대
모든 혁신은 갓 태어난 흉한 새끼이다 _프란시스 베이컨
3. 풍자의 글쓰기 : 성인이 되느니 차라리 광대로 살고자 한다
시대와 불화했던 최고 문장가의 풍자 전략 _박지원
유자들의 외전에 청나라 지식인의 타락상을 담다 _오경재
고양이의 눈으로 본 학벌과 금전의 야합 _나쓰메 소세키
인류 전체의 탐욕을 폭로한 최초의 문학 _조너선 스위프트
4. 기궤첨신의 글쓰기 : 모든 전위 문학은 불온하다
스승 이익을 넘어 문단을 지배한 권력 _이용휴와 이가환
조닌 계급의 애욕과 삶의 철학을 대변하다 _이하라 사이카쿠
이탁오의 후예들, 조선 선비들을 매료시키다 _공안파
앙시앙 레짐에 던져진 최초의 폭탄 _볼테르
5. 웅혼의 글쓰기 : 사마천의 문장은 광활한 세상으로부터 나왔다
천애지기의 만남과 북벌에서 북학으로의 대전환 _홍대용
신세계를 향해 떠난 광사狂士의 60만 자 일기 _서하객
대항해시대의 시작점이 된 뜨거운 욕망과 심원한 포부 _마르코폴로
대문호의 재생을 이끌어낸 고대 로마와의 조우 _괴테
6. 차이와 다양성의 글쓰기 : 수천의 존재가 탄생하는 수천 겹의 주름
붉을 홍 한 글자로 꽃을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_박제가
조선을 사랑한 유일한 17세기 일본 지식인 _아메노모리 호슈
암흑과 절망의 목도, “하지만 절망은 희망처럼 허망하다” _노신
천 개의 눈으로 좇은 천 개의 주름과 창조 _니체
7. 일상의 글쓰기 : 수숫대 속 벌레가 노니는 소요유
문체반정이 지워버린 19세기 조선의 문학 천재 _이옥
불교적 무상과 생에 대한 애정의 잔잔한 충돌 _요시다 겐코
책과 글과 꽃과 나비와 구름과 바람과 물소리의 글 _장조
평범하고 소박하고 단순한 것 속의 조화로운 삶 _스코트 니어링과 헬렌 니어링
8. 자의식의 글쓰기 : 나라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
조선 호모 스크립투스의 참된 자아 찾기 _심노숭
문화대혁명으로 사그라진 계급 혁명의 뜨거운 불꽃 _곽말약
근대 문명국가 일본의 뒤틀리고 일그러진 자화상 _후쿠자와 유키치
자유를 향한 여정 끝에 만난 그리스인 조르바 _니코스 카잔차키스
9. 자득의 글쓰기 : 한 자루의 비를 들고 온 땅의 덤불을 쓸어버리다
수만 권의 독서가 온축된 살아 숨 쉬는 문장 _홍길주
옛사람을 업신여긴 한 은둔자의 적자지심赤子之心 _원매
문장에서 한학까지를 통섭한 대방가의 깨달음 _사토 잇사이
인간은 언제 돌에서 별이 되어 빛나는가? _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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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만 봐도 면면히 화려하다.
그 중,
인생 깊은 세 명을 뽑으라면,
풍자의 글쓰기의 나쓰메 소세키,
기궤첨신의 글쓰기의 볼테르,
차이와 다양성의 글쓰기의 노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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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무척 재미있게 본 소설이었다.
나른한 고양이의 눈으로 사회상과 인간 군상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형식이 무척 신선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일본 만화를 많이 접했었는데,
아,
나쓰메 소세키의 영향을 받은 것이였구나 생각이 들었다.
고양이의 입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담아내기에,
읽는 사람들에게 거부감이나 부정적 반응없이 효과적으로 전달 하는 방식
직접적 말하지 않으면서 직접 말하는 역설의 작법을 제대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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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볼테르.
책에 나온 빅토르 위고가 한 말인,
"이탈리아에는 르네상스가 있고 독일에 종교개혁이 있다면 프랑스에는 볼테르가 있다'는 말은 들어본적은 없으나,
프랑스 문학에서 볼테르가 한획을 그은 정도는 알고 있었다.
물론,
정확히 어떻게는 모르지만 말이다.
볼테르가 어떻게 프랑스의 사상 혁명과 문학 혁명을 불러일으킨 인물인지 드디어 알게 되었다.
거는 유럽의 구체제, 절대 왕정에 글로 된 폭탄을 던진 인물이이었돈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글쓰기 방식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편지같은 글쓰기, 어려운 철학적 내용을 소설이나 콩트로 풀어내는 방식,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시 철학과 종교에 대한 백과사전 집필이다.
볼테르는 이 세가지 방식으로 당시 체제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 정신과 신랄한 고발정신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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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아Q정전의 작가 보통 뤼쉰으로 익숙한 노신이다.
인터넷 유행어 중 하나인 '정신승리'의 원전이 된 유명한 아Q정전 말이다.
소설은 알았지만 노신이라는 작가 자체에 대해 아는 게 없어던지라,
큰 관심은 없었는데,
글쓰기 대전을 통해 노신 문학의 특이성, 다양성에 대해 새로히 인식을 하게 되었다.
특히,
특이성에 대한 정의에서 말이다.
'독특하게 다른 성질'을 뜻하는 특이성은 자기 바깥의 다양성과 밀접하게 관련을 맺고 있다.
'독특하게 다르다'는 말의 뜻은 두 개를 비교해 하나와 다른 하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 개 이상을 비교해 두 개 이상과 다른 하나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개를 비교해 하나와 다른 하나는 특이성이라고 하기보다는 '상대성'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단일성 속에서는 특이성이 결코 존재 할 수 없다.
특이성은 다양성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유니크한 성질, 특이성에 대한 다른 시각을 가져가게 되었다.
단일성의 여집합이란 관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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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명외에 책에 나오는 많은 작가들이 주는 영감은,
글쓰기 철학을 풍부하게 해준다.
간만에 문장가들로 부터 영감을 얻은 글쓰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