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우리가 있었다
정현주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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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늘 그렇듯 

손에 잡는 순간 후루룩 하고 읽어버린다.

건성 건성 읽는게 아니라,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많아

마음이 몰입을 하다보면 어느새 다 읽고마는 그런 책 


<거기 우리가 있었다> 



비포 선라이즈 라는 영화는 정말 꼭 한번 봐야겠다.

정현주 작가의 책을 한번이라도 봤다면,

그녀가 이 영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듯.

매번 에세이마다 등장하는 비보 선라이즈 - 



다 읽고 느낀점인데

자이언티 <꺼내먹어요> 라는 노래가 생각나는 책이다.



다른 사람 누구에게도 간섭받고 싶지 않은 날,

조용한 밤 

혼자 책장을 넘기며 몰입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토닥 토닥 위로가 되는 글 



사랑에 관한 책인데,

한가지 걱정했던건 그랬다.

정현주 작가의 에세이를 매번 읽다보니

똑같은 내용이 반복되진 않을까 



표현만 다를 뿐 

동일한 내용이 반복되서 

소위 돈아깝단 생각이 들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괜한 걱정이었다.



그녀 특유의 잔잔한 감성은

이번 거기 우리가 있었다 에세이에도 오롯이 녹아있었고

나를 또 한번 공감하게, 위로시켜줬다.



역시 이전 에세이들과 마찬가지로,

 

그녀 특유의 글과 함께 각 챕터 뒤에는

주제와 연관된 영화 소개가 나온다.

이 부분도 참 좋았던 것 같다.


영화를 일일이 다 찾아보지 않아도

그녀 특유의 관점으로

그녀가 이야기하는 바를 듣다보면,

글은 물론 영화까지 한번에 본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그녀의 책이 좋은 또한가지 이유는,

자존감을 해치지 않는 사랑에 관한 글이라는 것 -

사랑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나를 잃으며 하는 사랑만큼 아프고 슬픈 일은 없다.



그녀는 매 에세이마다 이야기하는 바가 있는데,

' 사랑엔 또 다른 기회가 있고,

사랑을 위해 스스로를 잃지 말라 ' 라는 것.




똑같은듯 다른듯한

그녀의 에세이는 그래서 그런가 

또 다른 위로를 준다.

그리고 또다른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친한 언니에게 연애 조언을 듣듯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하게 만드는 그녀만의 매력 



과한 미사여구도 없고

지나친 과장도 없는

너무나 우리 일상에서 일어날법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풀어가는 그녀가 좋았다.



슬픈 이야기를 지나치게 슬프게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표현하는 문체가 좋았던 것 같다.



주변에 친한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없는 

마음인 순간이 가끔 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걸까.



그런데 참 재미있게도

그녀의 책을 보면 답이 나와있다.

늘상 그렇듯 




좋았던 글귀를 한번 더 새기고끔 

만드는 것도 정현주 작가만의 매력 



억지로 지우지 않을 것이다.

정리하기 위하여 정리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을 하나 버렸다는 이유로 

사랑의 기억도 버리고 버려 

텅빈 가슴이 되지 않을 것이다. 


지나간 기억 위에 새로운 기억을 쌓고

사람이 떠난 자리에

또 하나의 사람을 들여놓고

사랑 위에 사랑을 쌓으며 

채워지기를 여자는 바랐다.




남녀의 이별, 연애의 이야기만 나오진 않는다.

남녀가 만나 사랑을 나눈다는게

꼭 애정표현을 하는 것에만 국한된 게 아니듯, 

사람 사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 

거기서 또 얻는 깨달음도 참 달다. 



" 도움을 청하는 것도 능력이다.

도움을 받을 줄 알아야 도와줄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진짜인 삶이다. " 




사랑은 '나를 너에게 주고 나는 비어가는 일' 이 아닙니다.

'서로의 경험과 느낌과 생각과 세상을 함께 나누면서

같이 넓어지는 것' 이 사랑이길 바랍니다.


그 사람이 아니면 몰랐을 세상을 알아가고,

내가 아니면 그도 몰랐을 세상을 보여주며

같이 성장하는 일.

원하는 것은 그것입니다.




마지막 글귀가 

이 책을 정리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쓴 작가의 생각이 또렷히 담겨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정현주 작가가 좋다.

사랑을 서로를 잃는 과정이 아닌 

서로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 여기고,

모든 글들에 맥락이 거기에 있는 

그녀라서 좋다. 



사랑을 잃고 아파하는 사람도,

사랑 속에서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는 사람도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사람에게도 

꼭 필요한 글귀 /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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