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최재천 교수님의 추천사와 책 표지에서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있는 귀여운 원숭이같기도 하고 아기같기도 한 캐릭터가 과연 무엇일지 알아보는 것에 관심 끌기 성공하여 아들과 함께 책 표지를 넘겨보며 책 읽기를 호기롭게 시작했다.

<머리말>에는 이 책의 저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자신은 동물학자이자 생태학자이며 동물과 사람을 연구하는 사람임을 밝힌다.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쉽고 친절하게 설명하는 문체여서 아들과 소리 내어 읽어 내려가니 더욱 쉽게 책 내용에 접근할 수 있었다.


책의 첫 파트에서 바로 우리 사람이 왜 '털 없는 원숭이'라 불리는지 이유가 설명된다. 그러면서 사람의 지적능력을 자랑스럽게 여겨 우리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라고 불리게 된 내용이 나온다. 털 없는 원숭이와 다른 영장류의 중요한 차이점이 명시되며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영장류에 비해 왜 우리가 털을 잃게 되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점점 진화하는 '털 없는 원숭이'의 특징에 대해 읽어보며 우리 아이들의 어렸을 적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게 되고 이러한 특징들이 다른 동물들과 비교 되고 또 분석 되면서 아이들의 '진화'라는 개념을 과학적으로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단순히 인류의 생물학적인 특징만을 다루지 않는다. 생물의 '공생'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사회성에 대해서도 탐구하며 '경쟁자,' '기생자,' '포식자'의 개념을 통해 생태계를 이루는 일부로서 인류를 재조명하기도 한다.

이 책은 어린이들을 주요 목표 독자로 설정하고 있어서 까다로운 어린이 독자들에게 외면받지 않기 위해 편집자들이 책 내용 전달의 용이성을 최우선으로 인지하고 편집에 임한 것으로 보이는 장치가 있다. 인류의 역사를 설명하며 등장할 수 밖에 없는 필수불가결한 과학 용어들 (예를 들어, '호모 사피엔스'나 '포유류' '영장류' '고생물학' '동물행동학' '식충동물' '잡식동물' 등)에 대해서는 그 용어가 '녹색' 폰트로 따로 표시되어 있으며 그 용어의 의미를 작가가 쉬운 말로 풀어서 설명해 준다. 뿐만 아니라 글의 핵심 내용이 되는 단어와 문장도 '녹색' 폰트로 강조하여 어린이들이 책을 읽어가며 무엇이 중요한 정보인지 무엇을 알아야 되는 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잘 이해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독자들이 <차례>를 통해 큰 흐름을 파악하며 다시 읽어나가며 이해할 수 있도록 비교적 쉬운 문체로 쓰여져 있어서 우리 가족은 만족하며 잘 읽어내려갔다.
<<어린이를 위한 털 없는 원숭이: 인류의 짧은 역사 이야기>>는 특히 인류가 어디에서 와서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에 대해 한번도 궁금해해 보지 않은 아이들에게 몰랐던 세상을 보여주며 궁금해 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새롭게 눈을 뜨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 책의 원작 저자인 데즈먼드 모리스의 바람처럼 이 책을 읽고 자란 우리 아이들이 "더 나은 동물"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