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의견일 뿐이다 - 불확실한 지식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진짜를 판별하는 과학의 여정
옌스 포엘 지음, 이덕임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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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의견일 뿐이다》는 독일의 신경심리학자 옌스 포엘이 쓰고 바른 번역 소속 번역가인 이덕임이 번역한 책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분석하고 해석할 때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사실에 근접하는 방법이 얼마나 어렵고 또 중요한 지를 다양한 예시와 일화를 통해 보여준다.



"사실이 의견의 근거가 되는 것이 옳지만, 때로 의견이 사실을 다루는 방법을 결정하기도 한다. 만약 이 둘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유일하게 바람직한 방법은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과학적 사실과 의견을 구별하기가 왜 그토록 어려우며, 때로 불가능하기도 한지에 대해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p.22)

p.22

어떤 독자에게는 책의 내용이 다소 모호하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추천의 글>을 먼저 읽고 이 책의 본문을 읽게 되면 보다 더 명확하게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며 책을 읽어 내려갈 수 있다.


제1부 <살펴보기>를 통해 우리가 어떤 종류의 선입견과 오류를 가지고 주변 현상을 관찰하고 해석하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의 기억력은 완벽하지 않으며 관찰과 측정또한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사례들이 제시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어떤 사건에 관한 사실에 접근할 때 증언이나 DNA 분석, 심리 프로파일, 지문, 범행 현장의 깨진 유리창, 자백 편지, 흐릿한 감시 카메라 영상을 포함한 모든 것들이 하나의 객관적 사실이라는'집'을 짓기 위한 벽돌과 같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으며 이 벽돌의 신뢰도도 각 벽돌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제2부 <가설 검증하기>를 통해서는 우리가 반박할 수 없는 가정을 좋아하는 반면, 모든 것을 확실하게 알지는 못하기에 과학적 연구 결과를 살펴볼 때도 우리의 이런 신경심리적 경향을 파악해야 조금 더 객관적인 사실에 근접할 수 있다는 점이 조명된다.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한번쯤 1세 미만의 영아에게 꿀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를 들어 보았을 것이다. 이 주장에 관한 과학적 증명은 어떤 방식으로 정립되었을까? 1세 미만의 영아들에게 실험군, 대조군을 나눠 실험을 할 수는 없었을텐데 과학자들은 유아의 꿀 섭취와 보툴리누스 중독에 관한 가설을 검증하고자 알맞은 대조군을 찾고자 노력하였으며 이 과정을 통해 이상적인 실험 조건에 부합할 수는 없어도 그것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밖에도 제3부 <해석하기>, 제4부 <친구에게 말 걸기>를 통해 마쉬멜로 실험, 스탠포드 감옥, 아이큐, 등 우리의 일상 생활과 밀접한 실험과 결과에 대한 다양한 관점의 해석과 그 진위여부 판단법을 만나볼 수 있으며 어떤 논리에서 유명한 연구들과 실험들이 반박되고 또 다시 재현되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다.

이 책의 끝부분에는 본문 내용을 바탕으로 요약된 <보다 나은 판단을 위한 지침>이 제시되는데 요즘처럼 매일같이 쏟아지는 정보속에서 어떤 것이 진짜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유용한 조언이 잘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의 큰 매력은 실험의 결과가 엎치락 뒤치락하며 반박되고 또 다른 실험군 대조군의 설정과 분석으로 보다 진실에 가까이 접근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과 그 토론 과정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풀어지는 것이다.

독자들은 저자의 설명을 따라 여러가지 사례를 접하며 이러한 과정이 진짜 과학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과학적 접근방식은 사실과 의견의 끊임없는 토론이자 반박이며 증명이라는 의미의 이 책의 영문 제목인 "Fact vs. View" 가 참 마음에 든다. 물론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우리말 제목처럼 《사실은 의견일 뿐이다》로 여러가지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게 함축적 의미를 내포하도록 붙여진 점도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한글 제목에 문장 부호 두 가지를 꼭 추가하고 싶다!

《사실은 의견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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