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 ㅣ 수상한 동물원에서 만난 과학 1
이광렬 지음, 유혜리 그림 / 빅피시 / 2025년 8월
평점 :
보통 동물원에 가면, 우리는 많은 동물을 하루 안에 모두 만나기 위해 주로 한 종류당 1~5분 정도 관찰하고 사진을 찍은 뒤, 동물의 이름을 되새기며 다음 동물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곤 한다.

하지만 수상한 과학자 이광렬 교수님이 안내해 주시는 ‘수상한 동물원’에서는 조금 다르다. 여기서는 흥미로운 과학 지식과 함께 동물을 색다르게 만나볼 수 있다.

책은 총 다섯 개의 테마, 즉 <미스터리 동물원>, <와구와구 동물원>, <무시무시 동물원>, <뿡뿡 동물원>, <알록달록 동물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동물은 귀여운 일러스트레이션과 함께 등장한다. 독자는 각 동물의 생김새와 간단한 특징을 알아보고, 놀라운 생존 능력이나 과학적 사실까지 알 수 있어 마치 과학 여행을 떠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스터리 동물원>에서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동물인 ‘개’가 등장한다. 이 챕터에서 제시된 질문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톡톡 건드린다.
Q) 개에게는 있는데 사람에게는 없는 것은?
우리 아들도 정답을 맞췄다! 바로 꼬리!
뿌듯해하는 아들에게 칭찬 한마디를 건넨 뒤, 나는 "개에게는 있는데 사람에게는 없는 것이 하나 더 있으니 생각해 보렴" 하고 말을 건넸다.
아들은 이번에는 답을 맞히지 못했지만, 곧 흥미를 보이며 남은 부분을 스스로 읽어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두 번째 답을 알아냈다.
그것은 바로... 비타민 C였다.
과학자 이광렬 교수님은 이 현상에 대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조곤조곤 설명해 준다.
"진화 과정 중에서 어느 순간 비타민 C를 합성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사람과 가까운 친척인 유인원들과 원숭이들은 몸에서 비타민 C를 합성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우리와 유전적으로 꽤 먼 개나 고양이에게는 비타민 C를 만들 수 있는 유전자가 있어요. 따라서 개는 비타민 C를 몸에서 합성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사람은 그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답니다." (P.21)


이 설명을 읽은 아들은, 엄마가 매일 비타민을 챙겨 먹으라고 하는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요즘은 스스로 잊지 않고 잘 챙겨 먹고 있다. 역시 아는 만큼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이번에는 <무시무시 동물원>에서 ‘파란고리문어’를 만나보았다.
일러스트로 파란고리문어의 생김새를 먼저 확인한 후, 간단한 특징을 살펴보고 본문을 읽었다. ‘이 구역의 미친 문어’라는 재치 있는 소개 뒤에는 독자들이 기대했던 대로 이 문어의 치명적인 독과 그 위협성이 자세히 드러난다.
"파란고리문어에게 물린다 해도 워낙 부위가 작고 아프지도 않아서, 물렸는지 바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곧 호흡 곤란이 와서야 비로소 파란고리문어의 독에 노출된 것을 알게 되지요. 만약 이때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없다면 사망에 이를 확률이 매우 높아요. 파란고리문어에게는 사람 26명을 1분 안에 죽일 만큼 강력한 독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 독에 노출이 되면 호흡 정지, 심정지, 전신 마비, 실명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복어의 독과 마찬가지로 해독제도 없어서 절대 물리면 안 된답니다." (P.81)

이처럼 책은 총 27개의 파트를 통해 다양한 동물과 과학 이야기를 소개한다. 단순히 동물을 관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속에 숨겨진 과학 원리와 흥미로운 정보까지 함께 알려 주니, 어떤 동물원보다도 알차고 흥미롭게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이광렬 교수님은 고려대학교 화학과 교수이자,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채널 <이광렬의 "모두를 위한 화학">에서 구독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신기한 동물 세계와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더 많은 어린이들과 나누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 책의 2편도 곧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또 어떤 동물의 놀라운 비밀과 과학적 사실을 알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