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요의 신비한 고전책방 : 만화 구운몽 미요의 신비한 고전책방 2
요니요니 지음 / 윌북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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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요즘 아이들이 참 부럽다. 현대소설이든 고전소설이든, 지금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버전의 책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 말이다. 우리 때는(일명 '라떼는') 고전은 고전답게 어렵고 딱딱한 원문 위주로 접해야 했다. 대부분 중학교나 고등학교 교과서를 통해 간략히 접하거나, 시험 대비를 위해 억지로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제는 초등학생들도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인 『구운몽』을 만화로 접할 수 있다니, 고전에 대한 진입장벽이 확실히 많이 낮아진 것 같다. 고전을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갑고 고무적인 변화다.

‘미요’는 ‘미러 요정’의 줄임말로, 요즘 세대의 감성을 반영한 캐릭터다. 요정답게 예쁘고 귀엽게 묘사된 미요는, 축구도 잘하고 잘생기고 인기도 많은 친구를 부러워하며 위축된 이준이 앞에 나타나, 양소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준이는 사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학생이다. 이처럼 현실적인 고민을 가진 캐릭터는 아이들이 자신을 투영하며 더욱 공감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프롤로그: 모든 걸 가지면 행복할까?

여러 SNS 플랫폼에서 청춘 로맨스 만화로 이름을 알린 작가 요니요니가 각색하고 그린 작품답게, 양소유는 매우 멋지고 잘생긴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밝고 세련된 그림체도 아이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야기 자체가 꿈이라는 비현실적인 설정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현실을 초월한 아름다움과 매력을 지녔다. 만화를 읽기 전에 『구운몽』이 쓰인 시대적 배경이나 작가 김만중에 대한 기본 정보를 간단히 알아본다면 더 좋다. 이 책에는 독후 활동지와 책 마지막에 실린 <미요의 신비한 고전 썰> 코너가 함께 구성되어 있어, 아이들이 책을 단순히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전을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주인공 양소유는 외모는 물론 학문과 재능까지 겸비한 완벽한 인물이다. 어려운 과거 시험에 장원 급제하고, 많은 여인들의 구애를 받으며 결혼을 제안받는 등 꿈같은 삶을 살아간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모험과 사건을 겪게 되는데, 그 중에는 웃기면서도 슬픈, 이른바 '웃픈' 일들도 포함되어 있어 독자들의 감정선을 자극한다.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요즘 유행하는 인기 가요에 맞춰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장인물들이 나오기도 해, 고전을 읽으면서도 현대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고전이 지닌 철학적 주제와 함께, 현재의 감성과도 연결되는 유쾌한 장면들이 읽는 맛을 더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양소유는 결국 진정한 행복에 도달했을까? 만화 『구운몽』이 전하고자 하는 진짜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리고 ‘미요의 고전 책방’이라는 이름에 담긴 숨겨진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처음엔 단순히 고전만 다루는 책방이라 생각했지만, 책의 마지막에 공개되는 또 다른 뜻은 독자에게 작은 반전을 선사한다.

그러니 이 책은 단지 고전을 만화로 옮긴 재미있는 책이 아니다. 지금의 아이들이 고전 속 이야기와 삶의 철학을 좀 더 친근하고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해주는 작품이다. 고전의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전하고 있는 『미요의 신비한 고전 책방, 만화 구운몽』을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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