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나처럼 ‘돈 버는 기술’을 기대했던 독자라면 다소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오히려 더 근본적이다. 돈이 어떻게 세상을 움직이는지, 경제가 어떤 원리로 활성화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경제적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비록 '보스'가 제시하는 수수께끼의 해답은 일본의 경제 현실을 기반으로 설명되지만, 저출산, 일자리 감소, 인플레이션이라는 문제는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겪고 있어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던 즈음, 아이가 다 읽은 전집을 당근마켓에 올렸다. 상태도 좋고 구성도 알찬 전집이라 다른 부모님께 ‘소유권’을 이전한다는 생각으로 설명을 정성껏 작성했지만, 막상 가격을 정하는 순간 막막했다. 그래서 다른 판매자들의 가격대를 참고해 비슷하게 책정했다.
그렇게 중고 판매를 시작하면서 이 책을 함께 읽었고, 책의 제3장에서 제시된 관점이 문득 떠올랐다.
“전체의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가격보다 사용 가치를 높이는 것, 돈은 서로 빼앗을 수밖에 없지만 미래는 공유할 수 있다.”
내가 설정한 가격은 어쩌면 이 메시지와 어긋나는 것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되었다. 중고 거래 역시 ‘돈’이 아닌 ‘가치’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나의 이익은 조금 줄더라도 지역 사회, 나아가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유토와 나나미도 처음에는 ‘돈’을 철저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나처럼 말이다. ‘보스’를 만나기 전까지는 경제 활동을 나와 가족의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만 여겼다. (실제로 내가 사고의 전환을 하기 전까지, 당근마켓에 올린 전집은 팔리지 않았다.)
이처럼 『부자의 마지막 가르침』은 내가 ‘돈’을 보고, 다루고, 일상에서 선택을 내리는 관점을 조금씩 바꾸게 만든 책이다. 작가는 이야기의 끝까지 경제적 통찰뿐만 아니라 등장인물들 간의 서사와 감정선도 놓치지 않는다. 이야기를 끝까지 읽은 독자라면 단순한 경제 소설을 넘어선, 삶과 가치에 대한 깊은 통찰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