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에서 독자는 고갱과 함께 타히티로 여행을 떠난다. 타히티에 도착한 고갱은 이국적인 자연과 색채에 매료되어, 그 아름다움을 아낌없이 화폭에 담는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이국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점점 타히티의 삶 속으로 스며든다. 심지어 그는 유럽 선원들과 떨어져 더 외진 마을로 들어가 현지 문화에 깊이 교감하며, 새로운 예술적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고갱은 ‘테후라’라는 아름다운 아내를 만나고, 둘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작가는 고갱의 타히티 체류기를 섬세하게 풀어내며, 그의 예술적 영감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흥미롭게 조명한다. 그 안에는 단순한 화가의 기록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고갱이 세계와 부딪히며 느꼈던 갈등과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고갱이 프랑스를 떠나 타히티에서 보낸 2년간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책 말미에서는 그의 일생에 대한 간략한 정리와 함께, ‘고갱 미술관’을 통해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고흐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작품인 《해바라기를 그리는 반 고흐》에서는, 반 고흐조차도 고갱이 자신을 ‘미친 사람’으로 묘사했다고 느꼈다는 대목이 등장하는데, 이는 고갱이 얼마나 인간 내면의 나약함과 광기를 예리하게 포착했던 예술가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작가가 덧붙인 “고갱은 인간 내면의 흔들림과 광기를 놓치지 않을 만큼 예리한 시선을 가진 화가였다”는 설명은 고갱이라는 인물을 새롭게 조명하게 만든다.


『작고 아름다운 고갱의 미술수업』은 스토리텔링을 통해 고갱의 삶과 작품세계를 쉽고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돕는 ‘작고 아름다운’ 예술 입문서이다. 예술은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사람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이 책은, 예술 감상의 새로운 방식이 될 수 있다.
다음 예술가의 ‘작고 아름다운 미술수업’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