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망이는 마치 운명처럼 시간 자루와 수첩을 손에 넣고, 소중한 사람을 위해 시간을 모으는 여정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먼저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 웅이를 위해 세 시간을 가져온다. 덕분에 웅이는 책을 읽지 않아도 저녁을 먹을 수 있게 되어 기뻐한다. 다음으로 만난 사람은 걸그룹 연습생 누나. 그녀는 연습생 시절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며, 망망이의 시간 자루를 탐내고 자신의 시간을 1년정도 가져가 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육아에 지친 쌍둥이 엄마는 정신없는 하루 속에서 아이들이 빨리 자랐으면 좋겠다며 무려 20년을 가져가 달라고 부탁한다. 이처럼 망망이는 남들이 무심코 흘려보내거나 내던져 버린 시간을 조심스럽게 담아간다.
하지만 그 여정은 순탄치 않다.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하수구에 사는 탐욕스러운 고양이, 뱅갈이를 만난다. 단순한 고양이처럼 보이지만 그는 시간을 갈구하는 자, 남의 시간을 빼앗아 자신의 목숨을 늘리는 무서운 존재였다.

"고양이는 시간이 왜 필요해? 너희는 목숨이 아홉 개잖아."
"컬컬컬… 아홉 개의 목숨? 그건 책 속의 어리석은 이야기지. 내가 만드는 거야. 남의 시간을 훔쳐서."
(본문 p.65-66 중)
망망이는 뱅갈이에게 시간 자루를 빼앗길 뻔하지만, 위기의 순간 커다란 털 뭉치가 나타나 그를 구해준다. 이 털 뭉치는 이후 이야기의 후반부에서 결정적인 인물로 다시 등장하며 망망이와 깊은 인연을 맺는다.


그 뒤로도 망망이는 날개가 젖어 날 수 없는 나비, 시한부 인생을 사는 할아버지를 만나며 자신이 모은 시간을 나누고 싶다는 새로운 마음을 품게 된다. 그가 모은 시간은 과연 할머니를 위해 쓸 수 있을까?
그리고 '망망'이라는 이름처럼 왜 이 생쥐는 강아지처럼 짖는 걸까?
책 표지에 등장했던 ‘이서’는 대체 누구이며, 망망이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소중애 작가는 1952년 충청남도 서산에서 태어나,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한 후 1982년 『아동문학평론』에 동화가 추천되어 등단하였다. 38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아이들과 함께한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따뜻한 이야기를 꾸준히 써왔는데 이런 소중애 작가의 글과 이강훈 작가의 따뜻하고 아기자기한 그림이 만나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망망이의 여정을 따라가는 독자들은 어느새 우리에게 주어진 보물, ‘시간’에 대해 조용히 생각해 보게 된다.
『시간을 모으는 생쥐』는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간을 모으고 다른 사람에게 시간을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은 얼마나 많은 책임감과 희생을 요구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책 속에서 망망이에게 시간을 건넸던 이들의 결말, 그리고 ‘이서’와의 연결 고리가 드러날 때쯤이면, 독자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시간'을 되돌아보게 된다.
가끔은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잠시 멈춰 숨을 고르게 하는 책.
《시간을 모으는 생쥐》는 어린이들도 청소년들도 어른들도 공감하며 읽어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