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 변화 가득한 오늘을 살아내는 자연 생태의 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 마들렌 치게는 전작 <숲은 고요하지 않다>에서도 그랬듯 삶에서 경험한 사건들과 상황을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 접근하는 법을 통해 독자들이 진화 생물학의 관점을 가지고 상황을 판단하고 이해하게끔 도와준다. <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도 역시 과학과 생물학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도 특정 현상을 파악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보다 나은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는 비슷한 경우들을 여러 생물학 사례에서 발췌하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낸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론 작가 마들렌 치게는 ‘수필의 색이 묻어나는 자연과학 교양서’를 지필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는 학자이자 작가인 듯하다.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경험을 중심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이 다소 수필을 읽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작가의 방대한 자료수집과 연구 내용, 최종적으로 문제 해결을 제시하는 방식은 일반인들이 진화생물학, 신경생물학,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적용하고 또 이 분야의 배경지식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준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스트레스 속 우리의 삶…

작가는 자신이 처한 제한된 공간(프랑크푸르트)에서 '토끼 딜레마'와 같은 스트레스를 마주하였으며 스트레스의 개념과 정의를 알아보는 것으로부터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스트레스’라는 개념의 정의가 처음 이 개념을 창시한 학자, 한스 셀리에의 의도와는 달리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으며 이는 실제로 ‘스트레스’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부정적인 현상을 초래하는 원인이라는 오해를 초래하게 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자신이 프랑크푸르트라는 도시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심각한 스트레스 속에서 살다가 결국 베를린으로 돌아올 결심을 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생물들이 자신의 번식력과 생존력을 높이기 위해 환경을 선택하고 변화시키며 적응과 적합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인간의 서식지인 도시도 각 도시만의 역사와 특성을 가진 고유의 특성이 있으며 이것을 이해하고 이 상황에 맞게 적응할 수 있어야 해당 도시에서 적합성을 높여서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역설한다. 만약 당신이 특정 상황과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면 이는 유기체인 당신의 몸이 정서적, 신체적으로 적응하려는 반응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즉, 책의 맨 앞표지 갈피에서 언급하듯이 “자연의 모든 생물은 ‘스트레스’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그것에 대응하고 적응해 위기를 뛰어넘고, 마침내 진화한다.”라는 주장에 도달한다.

마들렌 치게는 이 책에서 다양한 생물의 예시를 세밀화와 함께 제시하며 생물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적응하고 또 진화하여 생존하는 방식에 대해 재미있게 묘사한다. 아마도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 이러한 면이 아닐까 한다. 처음 들어보는 생물들의 세계에 불쑥 발을 디뎠지만, 깔끔하게 번역된 작가의 친절한 설명과 재치 있는 표현으로 당황하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진화생물학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는 마들렌 치게의 <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스트레스와 함께하는 현대인으로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앞으로 몇 주 동안 당신이 어떤 기분으로 사는지 관심을 기울여보기를 바란다. 혹시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꿈꾸는가? 잘못된 장소에 와 있는 기분이 들고 주변의 특정 환경에 거부감이 생기는가? 당신의 적합성을 높일 수 있는 장소를 알아내기 위해 당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적어보라. (중략). 코끼리처럼 우선순위를 정하고, 비늘송이버섯처럼 도움을 구하고, 담배풀처럼 창의성을 발휘해서 당신 삶을 스스로 책임져라. 당신이 어떤 유형의 동물인지는 당신이 가장 잘 안다. 자연의 모든 것은 각자 자기 자리가 따로 있다. 그리고 당신이 당신 자리를 찾아내는 데 스트레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

p.2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