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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
러셀 로버츠 지음, 이지연 옮김 / 세계사 / 2023년 9월
평점 :

이 책은 노벨상 수상자이자 당대의 거장들이 인정한 미국의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가 집필한 답이 없는 문제들을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에 관한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의 원제는 "Wild Problems"인데 개인적으로 세계사 출판사의 번역서 제목인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이 이 책의 핵심을 잘 잡아낸 더욱 매력적인 제목이라 생각했다.
러셀 로버츠는 유명한 지식인들조차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하였고 어떤 방식으로 결론을 내렸는지 에 대해 소개하며 독자들이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가장 대표적으로 과학계의 한 획을 그은 지성인이자 유명한 석학인 찰스 다윈이 결혼을 두고 심각하게 고민한 흔적의 노트를 소개하며 찰스 다윈이 결혼의 장점과 단점을 정리한 리스트를 통해 어떤 결론을 내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결심'이 과연 경제학적으로 합리적인 결론이었는지 아닌 지에 대해 논의한다.

결론적으로 찰스 다윈의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논리에 빗대어 합리적인 선택을 내릴 수 없는데 이는 다윈은 실제 비용과 혜택이 무엇인지 제대로 상상할 수가 없는 상황이며, 자녀가 없는 독신남의 시선에서 결혼과 부모 됨의 실상을 파헤쳐 보려는 시도에는 뭔가 심오한 것이 빠진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다윈을 비롯해 이번 장에서 이야기했던 과학자나 학자들이 답이 없는 문제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았던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그들이 하루하루 혹은 순간순간의 감정만이 우리의 유일한 관심사는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는 목적을 원한다. 의미를 원한다. 나 자신보다 큰 무언가에 속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열망한다. 중요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
이 대목에서 작가는 찰스 다윈의 '결혼한다'는 선택에 대하여 단순히 결혼이 핑크 빛 미래를 보장해서 선택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잘 산 인생은 단순히 즐거운 인생이 아니다' 라고 말하며 'flourishing'이라는 영어 단어를 소개한다.
인간은 자신의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인간으로서의 잠재력을 꽃피울 때 'flourish'한다.
러셀 로버츠는 독자에게 다윈은 아마도 '인간적 성장'이라는 깊고도 초월적인 이유로 인해 '결혼한다' 라는 결혼을 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흥미로운 제안을 한다. 이는 찰스 다윈이 결혼 후 엄청난 과학적 업적을 이룬 것으로 미루어 보아 찰스 다윈의 선택은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고 합리적인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작가는 매번 결심이 필요한 순간마다 우리가 가져야 할 여러 원칙과 열망의 중요성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보여준다. 이런 원칙과 열망을 통한 선택은 결코 경제적인 만족과 상반된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말하며 결국 행복한 개인과 철학적인 의미의 결론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답이 없는 문제에서 답을 찾고자 할 때는 역설적으로 답을 찾는 과정을 경험하고 그 과정을 음미해 보며 나의 감정을 파악해 보고 또 직접 선택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일수록 비용과 혜택을 따지는 좁은 시야의 논리보다는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중요한 원칙과 열망, 인간적 성장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은 결혼이든 이직이든 도덕적 윤리에 반하지만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는 선택에 직면한 실존적인 고민을 안고 있는 여러 독자들에게 보다 더 "flourishing" 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만족스럽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게 조언해 주는 실용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책인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