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 의식, 실재, 지능, 믿음, 시간, AI, 불멸 그리고 인간에 대한 대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 지음, 김명주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결국 우리는 의미를 추구하는 생물인 것 같아요. 우리가 이 모든 일을 하는 이유는 의미를 찾고 싶기 때문입니다. (중략) 그것은 여러분을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좀더 완전하게 만듭니다. (글레이제르의 말 중에서) "

p.334





내가 이 책을 선택해서 읽기 시작한 것도 마르셀루 글레이제르의 말처럼 의미를 추구하고 또 해답에 한발짝 더 다가가고 싶은 욕구 때문인 것 같다.

'위대한 지성은 어떻게 생각하는가(Great Minds Don't Think Alike)'는 마르셀루 글레이제르가 우리의 집단적 미래에 매우 중요하고 흥미로운 문제들에 대한 토론 내용을 엮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어렵지만 지성있는 교양인이라면 꼭 한번 생각해 보고 공부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질문과 토론 내용이 이 책에 가득하다.

특히 실재의 본질에 대해서 토론하는 2장에서는 이론 물리학자의 관점과 불교학자의 관점이 첨예하게 갈리는데 두 분야의 논리가 각각 설득력이 있고 또 두 분야의 관점이 모두 다른 층위에서의 관점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재미가 있었다.


토론식 글이라서 아주 딱딱한 문어체보다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좋았다.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연사들이 토론 내용 중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언급해주어 따로 찾아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개인적으로 물리학적 개념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 참고해 보면 좋을 도서들이 언급되어서 좋았다.)

2. 각 장마다 다루는 토론주제가 다르지만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느리지만 깊이 있는 사고 과정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의식과 실재의 개념에서부터 시작된 토론 내용은 시간, 인공지능을 거쳐 결국은 우리가 사는 행성과 인간이라는 종과 지질학적으로 분류했을때 해당하는 시기인 '인류세'에 이르기까지 깊이 있는 토론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연사들은 서로 다른 분야를 연구하고 서로 다른 믿음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관점에 깊이 공감하기도 하고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도 하는 토론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책의 첫번째 파트에서는 이 책이 쓰여지게 된 바탕이 된 토론들의 목적과 토론에 참여한 사람들에 대해 소개한다. 1장 '의식의 신비'에 대해 토론한 신경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 철학자 데이비드 차머스가 그 시작이 되어서 2장 '실재의 본질'에 대해 대화를 나눈 이론물리학자, 션 캐럴과 불교학자 B. 앨런 월리스, 3장 '인간, 기계, 외계생명체와 관련하여 지능의 미래'에 대해 토론한 천문학자 질 타터와 철학자 퍼트리샤 처칠랜드, 4장 '영성의 본질'에 대해서는 철학자이자 소설가 리베카 골드스타인과 물리학자인 앨런 라이트먼의 토론이 소개된다.

5장 '시간의 신비'를 다루는 대화에서는 과학사가 히메나 카날레스와 물리학자 폴 데이비스가 참여하였으며 6장 사이보그, 미래주의자,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한 토론은 신경과학자 에드 보이든과 작가 마크 오코널이 참여한다. 7장 인간과 행성의 수명에 대해서는 환경주의자 엘리자베스 콜버트와 의사인 싯다르타 무케르지의 대화가 이루어 지며 8장에서는 제러미 드실바, 데이비드 그린스푼, 타스님 제흐라 후세인이 대화를 나누었는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한다.

인간의 자의식, 종교적 믿음과 과학적 믿음, 인공지능, 크리스퍼(CRISPR), 시간의 흐름 등 명확히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분야에 대해 각 분야(인문학, 과학)의 전문가들이 의견을나눈다. 이 모든 것은 보다 나은 우리의 미래를 위한 토론인데 결국은 실재에 대한 사실/진리를 알아내는 것도 중요하고 트랜스휴머니즘처럼 가용한 기술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고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3. 이 책은 책이 책을 부르는 책으로써 과학 특히 물리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책에서 언급된 책을 읽어 보고 더 깊게 토론 내용을 이해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대표적으로 언급된 책으로는

5장 시간의 신비와 관련되어

'골디락스 수수께끼: 왜 우주는 생명에 적합한가?'

'시간에 대해' by 폴 데이비스

'물리학자와 철학자' by 히메나 카날레스

6장 사이보그, 미래주의자, 트랜스휴머니즘 관련

'트랜스휴머니즘' by 마크 오코널

'프랑켄슈타인' by 메리셜리

등이 있다.

과학과 인문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이 우리의 사고방식과 미래에 대한 답을 찾는데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고 싶은 지식인, 교양인이라면 꼭 함께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