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 참 좋다 -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위로받는 당신을 위한 책
최윤석 저자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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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열시. 세상은 검은 이불을 깔고 고요하게 누워있다. 이 시간은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있다. 불 켜진 카페,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과 달, 그리고 가로등 아래로 손을 잡고 걸어가는 연인들... 창가에 기대, 잠시 밤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듣다가 방으로 들어와 컴퓨터를 켠다.

온종일 일 하느랴 몸은 고되고 지쳐있지만,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하다. 귀여운 딸이 막 잠이 든 이 순간부터 앞으로 두 시간은 온전한 나만의 시간이니까. 하루 중 제일 기다려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뭘 쓸까? 잠시 고민해본다. 마음이 침잠하거나 부유할 때, 먹먹 할 때, 나는 기억 속 인연들을 모니터 안으로 초대한다. 오랜만에 되살아난 그들은 축 처진 내 손을 잡고 휘휘 돌리기도 하고, 또 풍선처럼 날아가는 내 허파의 바람을 빼기도 한다. "

p.220-221

육아하는 엄빠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일거다. 예쁜 우리 아들 딸들이 취침한 후 누릴수 있는 온전한 우리의 시간... 너무 소중한 시간을 최윤석 작가는 자신의 삶을 기록하며 보냈고 그것이 이 책의 시작이 된 것 같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 많은 일을 겪으며 살아간다. 그 수 많은 일들 중 소중한 순간들, 기억들, 깨달음을 붙잡고 기록하고 싶을때가 있다. 최윤석 작가의 재미난 일상과 소소한 깨달음을 읽으며 나도 내 삶을 정리해보고 기록해 보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솟아 올랐다. 최윤석 작가의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마주할 수 있는 화려한 인물들(남궁민 배우, 최수종 배우, 배정원 교수님 등)에 비할 것은 못되지만 나도 내 삶의 소중한 인연들을 머리속에 소환해 보게 되었다.

"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모인다. "



요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친구나 지인들을 만나면 항상 회자되는 주제가 사교육이다. 학교일상이야기, 친구관계 얘기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 국어, 영어, 수학 학원을 언제부터 보내야할지, 어느 학원을 보내는게 좋을지, 음악, 미술은 어느정도 시키는게 좋을지... 미취학 아동을 키우고 있는 나에게는 너무나 다른 세상의 이야기였다. (물론 요새는 미취학아동들 스케줄도 예체능학원과 학습지로 바쁜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이 와중에 읽게된 챕터 "우리는 안 그랬으면서"가 너무 반가웠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엄빠를 만나서 반가웠던 것 같다.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인 창의력은 한참 놀 나이에 다양한 환경과 상호작용하면서 키워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우리 아이들이 놀수 있을 때, 아니,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키울 수 있을때 스스로 경험하며 배울 수 있도록 믿어보는게 어떨까? (지금은 이렇게 말하지만 나중에 울 아들이 집에서 티비만 주구장창 보고 있으면 학원을 막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도 같다^^;;;)




최윤석 피디님의 소소하면서도 재치가 넘치며 따뜻한 시선으로 삶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느껴지는 생활에세이, 당신이 있어 참좋다.

지금 같은 가을에 커피 한잔의 여유와 함께 읽기 참 좋은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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