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구역 딸기는 내 거야
아이노 마이야 메트솔라 지음, 강나은 옮김 / 별글 / 2022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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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아이와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핀란드 감성

이 책의 서평은 내가 아이들과 이 책을 같이 읽었을 때의 실제 대화를 바탕으로 썼다.



Part 1. 책을 읽기 전에 책표지를 보며 아이들과 대화하다.

엄마: 오늘은 이 책을 읽어보자. 그림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게 뭐야?

작은아들: 쥐(실제 발음은 '징'이었다. 참고로 작은아들은 3세인데 아직 말이 트이지 않았다.ㅋㅋ)

큰아들: 생쥐 (큰아들은 6세다.)

엄마: 그러게~ 여기 아래에 생쥐가 있네. 생쥐 표정이 어때?

3세 작은 아들: ....

6세 큰 아들: 기분이 별로 안좋은 것 같아.

엄마: 그러게~ 엄마가 보기에도 그렇네. 왜 기분이 안 좋은 걸까? 생쥐에게 무슨일이 있었나 궁금하네... 너희들도 궁금해?

3세, 6세 아들: 응!

엄마: 좋아 이제 이 책을 같이 읽어보자. 아, 그전에 한가지 더! 여기 그려진 울긋불긋한 건 뭐인것 같아?

3세아들: (눈을 크게 뜨고 손가락으로 빨간 형체를 가리키며) "우와!!" (아마도 둘찌가 과일을 좋아해서 빨간형체가 과일이란 것을 알고 아는 척을 하려고 한 것 같다.)

6세아들: 과일이네~ 감 같은데?

엄마: (살짝 당황했지만 전혀 티내지 않으며) 그러게... 감도 있네! 여기에 왜 과일이 그려져 있을까?

3세아들: 우우!! (아직 말이 안트였다ㅋ)

6세아들: 쥐가 과일을 좋아하나보다.

엄마: 그럴수도 있겠다. 이제 진짜 한번 읽어보자.

Part 2. 드디어 책 안을 들여다 본다. (책 내용은 큰 따옴표로 표시했습니다.)



엄마: "나팔꽃 꽃밭을 가꾸던 이르마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어요."

이르마가 생쥐 이름인가봐... 어느 나라 생쥐인것 같아?

6세아들: 우리나라!

엄마: ㅋㅋ 그럴수도 있겠다만 핀란드 생쥐같아. 이 책을 그리고 쓰신 작가분이 핀란드라는 나라에서 활동하고 계신데.

6세아들: 핀란드?! (사실 잘 모르는데 일단 말꼬리를 올리며 놀람과 감탄을 잘 하는 첫째입니다.)

엄마: (계속해서 책을 읽으며) "나팔꽃 꽃밭을 가꾸던 이르마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어요. '내 밭에서 누가 시끄럽게 윙윙거린담?'"

6세아들: (이야기 읽는 도중에 지체하지 않고 그림에서 힌트를 얻고는) 파리!

3세아들: 프르! (형아를 따라해 봅니다ㅋ)

엄마: 딩동댕! (책을 계속 읽습니다) "...'여기는 내 밭이야!' 이르마는 외쳤어요." 첫째야. 마치 동생이 너의 소중한 장난감을 만지거나 가져갔을 때 너의 반응과 너무 비슷한데?

6세아들: (약간 발끈하며) 아니거든!

엄마: 뭐 어때? 그럴 수 있지...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 의해 망가지거나 침해당하면 이르마처럼 반응하는게 당연한 듯해. 괜찮아. 그럼 계속 읽어가보자.

이번에는 어떤 일이 생긴 것 같아? 이건 어떤 과일일까?

6세아들: 딸기인것 같은데?

3세아들: 따기(형아를 열심히 따라해봅니다.)

엄마: 그래. 엄청 탐스럽게 생긴 딸기다. "(중략) 문을 끼익 열고 밭으로 들어가던 이르마는 깜짝 놀라 그 자리에 멈춰 섰답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이 딸기도 저 딸기도 움푹 패여 있었어요. 밭에 있는 딸기들이 온통 그렇게 되어 있었어요." 오마이갓! 이르마는 이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것 같아?

6세아들: 당연히 화가 많이 날 것 같아.

엄마: 그러게. 다음 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자! (책장을 넘긴 후) 헉! 진짜 이르마 엄청 화났네!

6세아들: ㅋㅋㅋ 이르마 얼굴표정 봐! 양손에는 망가진 딸기를 들고! ㅋㅋㅋ 진짜 화났어ㅋㅋㅋ (너무 공감하며 재미있어하며)




이렇게 책 읽는 내내 책 내용에 몰입하며 끊임없는 대화를 첫째, 둘째와 이어갔다. 시각적으로 대화할 내용도 많고 이르마의 상황과 우리 아들의 상황을 비교해서 공감해 보기도 했다. 특히 책 내용의 막바지에서 딸기를 망가뜨린 범인을 맞추는 장면에서는 아들의 온갖 추측이 난무해서 같이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마지막에 사건이 해결된 후 첫째에게 이르마의 표정이 어떤것 같은지 물으니 첫째의 대답: "마음이 편안해진것 같아..."

그렇게... 엄마도... 아들들의 마음도 편안해지고 따뜻해졌다.

첫째가 막무가내 둘째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하고 있는 요즘이라 첫째가 이 책을 읽으며 엄마와 둘째와 함께한 시간이 의미있고 힐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첫째, 둘째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평화로워지거나 아름다워지진 않았지만 이 책을 같이 읽으며 함께 생각하고 웃고 했던 시간이 너무 좋았다.

이 책의 작가인 아이노 마이야 메트솔라가 시각예술가여서 그런지 수채물감에서 오는 그림의 감성이 이 책의 내용과 너무 잘 어울렸다. 아이들과 그림도 글도 감성도 풍성하게 감상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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