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들의 지적 대화 - 세상과 이치를 논하다
완웨이강 지음, 홍민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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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리학자의 세상을 보는 이치와 지혜는 오늘날 사람들이 찾고 있는 질문들에 대한 답에 의문 부호들을 하나둘씩 달아놓는다. 공정한 세상 가설을 믿어왔던 나로서는 매우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마치 내가 믿어왔던 동양철학에 반기를 드는 것 같아 거북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작가는 아주 치밀하면서도 이성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누구도 의문을 제기하기 어렵게 말이다. 참으로 이공계다운 발상 아닌가?

 

이야기의 중심에는 사람들이 바라고 있는 성공이란 키워드를 통계학적으로 설명하고 증명한다. 부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의 차이가 왜 분명히 다른지에 대해, 경제적 지위에 따라서 도덕적 관념이 왜 그리도 다른지 그 이유에 대해서, 사람을 대하는 방식조차도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는지 통계나 수치 과학적 설명을 통해 답을 제시한다.

 

삶을 하나로 규정하고 답을 찾는 사람들은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다. 작가의 생각은 늘 정답은 없다.’이기에 우리가 직접 과학적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도 인정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면 완웨이강의 말처럼 삶은 단순한 것이 아니라, 다소 복잡하기 때문은 아닐까?

 

미래를 예측하기보다는 통계를 믿는 것이 낫다. 여기에 나는 전적으로 동감한다. 수많은 전문가가 말하는 성공과 불확실성이 동전 던지기보다 못한 확률이라면 무엇을 믿고 투자하고 무엇을 근거로 부를 축적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어쩌면 나는 유튜브를 통해서 내가 듣고 싶은 것을 골라서 들었는지 모르겠다. 인공지능 시스템도 내가 좋아하는 선호도를 그대로 이용하여 정보를 제공했는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나 자신을 믿고 움직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 책은 삶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서 철학적 고찰을 제공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가 이성적이고 과학적으로 나를 풀어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주었다. 마치 어렵게 시간을 들여서 맞추어 좋은 모자이크 퍼즐을 바닥에 모두 흩트려 놓은 기분이지만 다시 하나하나 끼워 맞추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래, 너무 복잡하지도 않고 너무 단순하지도 않은 게 인생이다. 그렇게 시작하는 25년도를 바라보며 서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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