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별을 뿌리다
구보 미스미 지음, 이소담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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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별을 뿌리다.

 

어느 독자가 서평에 딱히 이유는 없지만,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사실만으로 선택한 소설이라고 설명하듯이 나 또한 그러한 이유로 이 소설을 선택하였다. 구보 미스미라는 일본 작가의 단편집에서 느껴진 것은 매우 서정적이며, 감동과 슬픔, 이별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아름답게 구성했다는 점이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서재에 꽂아두고 가끔 외롭고 쓸쓸할 때 찾아보고 싶은 소설이다. 누군가 간절히 보고 싶을 때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가족이 있어도 행복하지 않은 소년이 이야기는 자신의 존재를 같은 아파트에 사는 할머니를 통해 깨달아 간다. 그저 시간과 공간 사이에 무의미한 존재처럼 아버지도 새어머니도 그와 전혀 다른 공간에 있는 것처럼 생각되었을지라도 그는 전쟁이란 아픔을 통해 가족을 잃어버리고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할머니를 통해서 가족의 소중함과 살아있다는 작은 기쁨을 발견하게 되었을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으로부터의 배신도, 분신과도 같은 쌍둥이의 갑작스러운 죽음도 파멸시키지 못한 것은 하나 있었다. 바로 희망이다. 누군가가 나를 사랑해줄 사람은 어쩌면 곁에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 또한 어긋난 사랑이다.

 

보고 싶은 엄마. 서툴고 사고뭉치인 엄마였을 지라도 유령으로 나타나서 그녀를 지켰다.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고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당해도 그녀에게 늘 엄마가 있다. 유령처럼 아무 말 없이 그렇게 함께 있다.

 

그렇다. 이런 이야기들의 바탕에는 별자리가 있다. 그게 단지 하나의 별이 아니라 서로를 이어주는 별자리가 되어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비록 도시의 오염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도 그들은 저마다의 별자리를 이어간다. 마음속으로.

 

지금 내가 마음으로 그리는 별자리는 어디에 있을까? 보고 싶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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