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이, 빈센트 - 반 고흐가 남긴 편지로 다시 보는 그림들
이소라 지음 / 미술문화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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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 이, 빈센트

 

그림이 왜 이렇게 칙칙해?’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은 내게 그런 느낌을 준다. 솔직한 나의 표현이다. ‘그런데 왜 유명해?’ 가끔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나이가 들기 이전에는 말이다.

 

이 책은 반고흐와 동생 테오와의 편지와 고흐의 그림들을 소개한다. 고작 37년을 살다 간 불운의 천재를 오늘날의 사람들은 왜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화가 중 한 명으로 꼽을까? 누군가는 고흐를 영혼의 화가라고 말하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지금도 살아있다면 같은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난 그저 평범한 사람입니다. 당신들 곁에서 당신들을 지켜보며 그림을 그리던 평범한 화가입니다.’ 그래, 평범한 화가. 가난한 가족이 모여서 어두운 실내에서 삶은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그린 평범한 화가, 복권판매소에서 줄지어서 모여 있는 사람들을 그린 평범한 화가. 조그만 방에서 삐걱거리는 나무 의자를 그린 평범한 화가 남이다.

그런데 그 평범함이 수많은 사람의 가슴을 울렸다는 사실을 그도 알까? 그래서 나는 고흐를 평범한 화가라고 생각한다.

 

정신착란증과 그의 삶은 그 평범함 속에 무언가를 수놓았다. 외로움과 고통은 그의 그림 속에서 소리 없이 흐느낀다. 귀가 잘린 자화상처럼 말이다. 별이 빛나는 밤은 무리를 지어진 군중처럼 은하수가 빛나기보다는 별 그 자체의 외로움이 있다. 헐어지고 해어진 그의 신발은 그가 살아온 가난과 힘겨움이 그대로 담겨있다.

 

언제나 죽음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던 고흐의 삶에서 동생 테오는 든든한 벗이자, 영혼의 친구였다. 테오가 있었기에 그의 삶이 그나마 37세까지라도 있지 않았나 싶다. 그에게 보내는 편지들은 그가 그린 그림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비록 우리가 반고흐 미술관에 가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이 책을 통해 130여 년 전의 위대한 화가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별이 빛나는 밤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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