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율하는 나날들 - 조현병에 맞서 마음의 현을 맞추는 어느 소설가의 기록
에즈메이 웨이준 왕 지음, 이유진 옮김 / 북트리거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율하는 나날들

 

조현정동장애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다. 심각한 정신병이라는 사실조차 몰랐다. 이러한 무지가 우리 주변에 정신증 환자들이나 병력을 가진 사람들을 차별하는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예일대와 스탠퍼드 대학에서 심리학 공부를 했던 중국계 여성이 겪은 사회적 차별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무엇보다도 암 환자는 암이라는 지병이 있는 사람으로 바라보지만, 정신병이 있는 사람은 그 사람 자체가 정신병자라는 말이 무겁게 다가왔다. 정도의 차이지만, 모두가 조금씩 정신병을 앓고 있는데도 말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즉 PTSD에 관심이 많다. 단순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아닌 뇌의 호르몬과 관련된 질환이며 심지어 뇌의 조직을 파괴한다니 그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눈동자를 굴리면서 과거의 안 좋은 기억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EMR 요법이 도움이 된다고 하니 유튜브를 찾아서 정보를 얻게 되었다. 눈알을 굴려보자.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말이다. 그러다 보면 안 좋은 기억이 멀리 연기처럼 빠져나갈지도 모르지.

 

나는 에즈메이 웨이준 왕 작가가 너무나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누리는 평범한 삶조차, 힘겹게 싸우며 살아야 하는 순간에도 자신을 놓지 않았다. 과거의 심각한 트라우마도 그녀를 온전히 가두지 못하였다. 소리 없이 흐느끼며, 조그만 장롱 속에 자신을 가두었을지라도 말이다. 정신병자라는 사회적 편견과 꿈같은 예일대의 생활도 사라졌을지라도 그녀의 꿈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부디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찬란한 해를 보면서 바다를 보지 못할지라도, 햇살을 머금은 이슬과 봄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주는 예쁜 색들을 입은 꽃들을 만날 수 있다. ‘까짓거 가진 게 없으면 어때? 오늘 하루도 살아볼 만하다.’ 나에게 산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나의 인사를 웨이준 왕 작가가 보았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