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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ㅣ 에디터스 컬렉션 1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오유리 옮김 / 문예출판사 / 2022년 8월
평점 :
인간 실격
일본의 전설적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자전적 소설. 그보다는 자기의 비참한 삶의 회고록이라고 말하는 게 적당하겠다. ‘뭐, 이렇게 삶이 비관적이야.?’ 읽는 내내 가시지 않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갈수록 이해가 되지 않았다. 대인기피증과 우울증, 무기력함과 무저항. 이러한 감정들이 뒤섞여서 정신병이 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 소설이 발간 된 지 100여 년이 지난 시점에도 수 많은 사람이 읽었다는 것은, 인간의 내면의 어두운 초상을 적나라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므로, 많은 사람의 공감대를 이끈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아내의 겁탈을 지켜보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멍청이에게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다.
남자와 여자의 뒤엉킨 실타래. 인간관계에서 남녀는 불타는 사랑으로 사는 것도 아니고, 애처로운 연민으로 사는 것도 아니다. 목적에 의한 만남도 결국에는 파국에 이르고, 지나가는 바람처럼 스쳐 가고야 만다. 작가의 삶이 그러했다. 세 번의 동반자살이 가져온 결과는 참담했다. 그러한 일이 가능한 것도 제국주의에 빠진 일본에서 삶의 목적이 없는 현실이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그의 삶이란? 정답이 있을까? 애정이 없는 육체적 관계도, 매춘부와의 성관계의 타락한 쾌락도 아니다. 오히려, 그를 파괴할 뿐이었다. 그것은 시작도 잘못되었고, 끝도 잘못되었다. 만화를 기고하는 과부와 어린 딸의 안락한 가정생활도 그에게 있어서는 안정과 평화보다는 불안과 두려움뿐이었다.
나의 삶이란? 정답이 있을까? 내 마음속 어둠의 번민이 늘 꿈틀거릴지라도 일말의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은 종교의 힘도 아니고, 나의 의지도 아니다. 그저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기본적인 도리이기 때문이다. 난, 금욕주의자도 아니고 숭고한 순례자의 길을 가는 사람은 더욱더 아니지만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오늘을 사는 나의 삶이 헛되지 않도록, 나와 관계되는 모든 이를 진심으로 사랑하자.’